▲대표적 빌라 밀집촌인 이도 택지지구의 모습. 빌라와 상가 밀집하여 육지의 신도시를 연상시킨다
이영섭
추후 제주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변화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애초에 부동산 시장이란 게 상승기에는 아무리 규제를 해도 올라가고, 반대로 하락기에는 아무리 활성화 정책을 펼쳐도 내려가기 때문이다. 거기에 덧붙여 아직까지도 육지와는 전혀 다른 이유로, 전혀 다른 움직임을 보이는 제주 부동산 시장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러하다.
다만 전세를 낀 갭투자 매물이 시장에 늘어난다는 것은 큰 돈 들이지 않고 제주에 집을 장만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것을 육지에서와 같이 투자의 개념으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제주 이주를 준비하며 미리 집 한 채를 마련해놓는다는 개념으로 접근한다면 지금부터 시장을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실제 시장에 풀린 갭투자 매물의 경우 가격이 조정되지 않아 헛웃음만 나오는 가격대도 많지만 나름 합리적인 가격대의 매물도 꽤 눈에 띈다. 옥석을 고를 눈이 있다면 지금이 타이밍일 수도 있다.
고임금 전문직보다는 '투잡'이 나을지도아무런 정보 없이 제주에 내려와 직장을 구해본 사람이라면 제주만의 임금체계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할 것이다. 공무원이나 대기업 지사 등 지역과 상관없이 일정 임금이 보장되는 직업이거나 건축, 농업, 어업 분야의 일용직 근로자, 혹은 자영업자 등의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제주 직장인 중 월 200만 원 이상의 임금을 받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이는 제주 내 일자리 중 단순노무직, 단순사무직의 비율이 높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쉽게 말하면 경력직이나 전문직이 필요한 일자리가 거의 없기에 신입이나 경력직이나 차별성이 없다. 때문에 임금은 신입을 기준으로 책정되고, 그 자리에 경력직이 지원한다 해도 회사에서는 높은 임금을 줄 이유가 없는 것이다.
남녀 간의 임금 차이도 거의 없다. 실제 통계에서는 남녀 간의 임금 격차가 큰 것으로 집계되나, 앞서 언급한 특수 직종을 제외하고 일반적인 서민들이 체감하는 임금의 격차는 크지 않다. 직종, 경력, 성별에 상관없이 월 150~200만 원 사이에 대부분의 일자리가 포진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제주에서 일반적인 일자리를 구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도시와는 전혀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도시에서 일자리를 선택할 때는 설사 매일 야근을 해야 하더라도 내 경력을 가장 높게 사 줄 곳을 1순위로 꼽는다. 즉, 나를 가장 높게 사 줄 회사를 선택하고 그 곳에 모든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방식이다.
어차피 그런 일자리가 부족한 제주에서 일자리를 구할 때는 자신이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을 1순위로 삼고, 부족한 임금을 보충해 줄 아르바이트 거리를 찾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다행히도 제주 내 대부분의 회사들이 야근이나 회식을 거의 강요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기에 투잡을 갖는 것이 그리 부담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