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정신으로 치매를 이기시길 바라며 "찰깍"
나관호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우리나라 치매환자 수는 2014년 말 기준 61만 명을 넘어섰고, 2015년에는 64만 명이 넘었다. 법적·사회적으로 노인으로 분류되는 65세 이상만 살펴보면 10명 중 1명은 치매 환자다. 그러나 이는 통계로 확인된 숫자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2016년의 제주도민의 숫자가 64만 명이니, 2016년에는 치매환자가 제주도민 숫자를 넘어섰다.
2015년 1월 미국 캘리포니아대의 론 브룩마이어 교수는 "알츠하이머성 치매가 앞으로 전 세계 공중보건에 커다란 위험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단순히 10여 년간의 추이만 보더라도 2005년 알츠하이머 환자는 2573만 명에서 2015년 3526만 명으로 1000만 명 가까이 증가했다. 현재 치매 환자는 전 세계에서 4초마다 한 명씩 발생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67초, 우리나라에서는 15분마다 새로운 치매 환자가 생겨난다.
치매는 추억과 가족, 시간과 현실을 잊게 하는 나쁜 병이라고 생각한다. 더구나 치매는 환자 당사자보다 가족들의 진을 빼 놓는 그런 병이다. 나는 어머니를 보면서 치매의 행패를 인정하고 싶지 않아 '치매' 대신 '머릿속 지우개'라는 말을 썼다.
치매 노인 당사자들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들을 돌보는 가족들도 중요하다. 치매 노인을 뒷바라지해 보면 나처럼 같은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노인들 중에는 거칠고, 욕하고, 움직이는 행동반경이 넓고, 대소변을 못 가리는 노인들이 있다. 그렇다면 그 가족은 거의 초죽음이라고 생각해도 된다.
치매라는 병은 당사자에게도 아픔이지만 가족들에게도 큰 충격이요 아픔이다. 치매 노인을 모시는 가족들을 위로하고 그들의 스트레스를 풀어주려는 시각이 우리 사회 속에 공존했으면 한다. 위로와 격려가 없다면 혹여 가족 중 또 다른 환자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가족들을 조금이나마 위로하고 싶은 마음에 내가 경험하고 적용했던, 몇 가지 제안을 풀어 놓고 싶다.
치매 노인을 바라볼 때 가져야 할 7가지 마음가짐1. 치매 노인은 어린아이다. - 어린아이를 대하는 방법으로 치매 노인을 대하는 아이디어를 찾는다. 2. 치매에 질 수 없다는 강한 의지력이 필요하다. - 치매와 싸워라.3. 인격적인 환경을 만들어라. - 방문을 잠그지 말고 반복학습을 통해 교육(?)하라.4. 입장을 바꿔서 생각하라. - 인격적인 돌봄이 필요하다.5. 치매 노인을 감추지 말고 세상 속으로 보내라. - 사람들과의 접촉점은 기쁨이다. 6. 이상 행동에 과민 반응하지 말라. - 가족 중 또 다른 병자를 만든다.7. 노인들과 스트레스를 주고받지 말라. - 신경질적인 스트레스는 서로를 해친다.어머니에게 치매 증상이 나타날 때마다 나는 당황하지 않았다. 그저 그것을 일과로 받아들이고 '어떻게 하면 어머니가 좀 더 편한 마음을 가지실까?'를 생각했다. 그러면 좀 편해지고 스트레스가 줄어들었다. 치매란 완치되는 병은 아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사랑과 관심, 섬김으로 '머릿속 지우개'의 속도를 늦추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