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와 대전도시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도안갑천지구 생태호수공원 조성계획 조감도.
대전시
최종희 배재대 원예조경학부 교수는 "설계자의 의도가 시설배치와 부합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월평공원 정상부에서 이 지역을 내려다 본다면 이 설계도와 같은 시설배치는 안할 것"이라며 "이 호수공원이 생태호수공원이 되려면 월평공원과 이 공원이 연속성을 가져야 한다, 그러한 취지에 맞게 식재를 해야 한다, 그런데 현재의 계획은 주변의 아파트의 식재와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특히 모든 시설물은 그 목적이 있어야 한다"며 "한마디로 스토리텔링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이 사업이 갖는 목적에 확장성이 있다, 그런데 그런 부분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현구 서원조경설계사무소 소장은 "이 사업은 대전시민들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한 시설물, 대전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생기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타 지역의 호수공원과의 차별성이 있어야 하는데 전혀 그런 점이 보이지 않는다"며 "또한 생태공원이라면 생태계의 보전기능이 주를 이뤄야 하는데 지금 계획은 시설물이 너무 많고, 공간을 잘게 쪼개 놓아서 호수공원으로서의 브랜드기능은 많이 부족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조성환 충남대 시각디자인학과 교수는 "모든 시설물들이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 또 그 시설물들은 대전의 랜드마크 기능을 하기 위해 좀 더 도전적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생태건축적인 방법 등이 사용되어 선도적인 기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민들은 지금 우리처럼 조감도를 보는 게 아니라 평면적인 지점에서 공원을 만나게 된다"며 "좀 더 디테일하고 품위 있게 시설물들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정순오 교수는 "공원에 정체성이 부족하다"면서 "디자인의 품질에 대해서 대단히 충격적이다, 이렇게 퀄리티가 떨어지는 디자인은 처음 본다"고 혹평했다.
그러면서 "설계의 합리적인 근거나 설득력이 상당히 부족하다, 예를 들어 백로서식지를 배치하려면 백로의 생태를 제대로 연구해야 한다, 백로는 호수같이 깊은 곳에서 먹이를 구하지 않고 얕은 개울물에서 고기를 잡는다, 또 리기다소나무를 식재한다고 했는데 백로는 가지가 많은 나무에 둥지를 튼다"며 "그런 기초적인 조사나 지식도 준비가 안 되어 설계가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하천에는 홍수기가 있고 갈수기가 있다, 각각의 상황에 따른 수량확보방안과 호수관리방안이 필요하다, 보다 더 세밀한 설계가 필요하다"면서 "공원 설계라는 것을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근거를 제시해야만 설득력 있는 설계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