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당역-광명역을 운행하는 셔틀버스. 2017년 1월 11월부터 운행한다.
박장식
KTX는 남부권 환승거점인 사당역에서 광명역을 잇는 고속철도 환승버스인 8507번 버스가 인가대수 10대로 운행허가를 받아 오는 '17년 1월 11일부터 운행한다. 사당역에 전용 라운지와 광명역에 전용 승하차장을 마련할 정도이다. 또 그간 파행적으로 운행되었던 광명역-영등포역 간 역차 역시 증편하고, 광명역에 서울역이나 코엑스에 있는 도심공항과 비슷한 도심공항터미널을 개장한다. SRT가 인천공항으로의 연계가 어렵다는 것을 생각하면, 적절한 경쟁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KTX 승차율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는 천안아산 - 대전 - 동대구- 부산 / 오송- 광주송정 - 목포 구간의 고속버스 / KTX / SRT 간의 경쟁 정책에는 운영사에서 큰 관심을 쏟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실질적인 경쟁이 이루어지는 구간이기 때문에, 이 구간에서 높은 할인율로 발권할 수 있게 하거나,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국내선 항공은 난 데 없는 폭격에 '아수라장'... 생사의 기로에서 빠져나가려면?국내의 장거리 간선교통망이 다양하게 확충되는 흐름을 보며 목이 가장 타는 곳은 다름아닌 국내선 항공업계이다. 이미 2004년 KTX 개통 이후 경전선, 전라선, 호남고속철도가 차례대로 유탄발사하듯 개통한데다가 다양한 고속국도 노선의 개통과 확장, 선형개량으로 고속버스의 정시성, 쾌속성, 안정성이 좋아져 전방위적인 압박을 받고 있는 상태였던 항공업계이다.
이미 적자폭을 이기지 못한 대한항공이 서울 - 대구 노선, 서울 - 광주 노선을 단항한 사례가 있고, 포항공항은 보수공사 후 재개장 과정에서 재취항을 고려하는 항공사가 없어 큰 고민에 빠졌던 전례가 있었다. 문제는 이번 SRT 개통으로 고속버스, KTX, 심지어는 시외버스까지 항공과 경쟁하는 모든 국내선 교통수단이 신발끈을 고쳐묶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비지니스 수요의 감소를 우려하는 지자체가 항공 노선의 폐지를 반대하고 나서는 것이 항공사가 쉽사리 국내선 항공 사업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이다. 하지만 항공 수요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제주공항 착발 노선을 제외한 지난해 국내선 항공편 탑승률은 66.7%에 그쳤다. 국내선 항공 수요 대부분이 김해 - 김포 간 노선 수요임을 생각하면 다른 공항은 더 낮은 탑승율을 가질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항공수요가 줄어든 만큼, 국내선 항공수요를 보잉 737이라는 커다란 기체에 맡길 필요성이 적다. 또한 최근 소형 항공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공항인 흑산공항과 울릉공항의 건설이 확정됨에 따라, 소형 항공기가 국내선 항공수요를 충족할 수 있도록 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JAL의 자회사인 류큐 에어 커뮤터나 전일본공수의 낙도 노선이 프로펠러 항공기로 운행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국내에서도 소형 항공기를 운항할 만한다.
또한 현재의 요금 인하 정책 외에도 비지니스 리무진 운행, 비지니스 라운지 운영, 공항 접근망 확충, 공항 수속시간 단축 등, 지자체와 공항 공사, 항공사가 추진하는 다양한 정책이 필요하다. 나아가 항공 수요를 '소수정예 비지니스' 위주로 꾸려갈 수 있게끔, 국내선 항공망의 비지니스 서비스 고급화 정책도 우선되어야 한다.
그럼 이용객들은 어떤데요? 넓어진 경부, 호남축의 선택폭SRT가 실질적인 경쟁효과가 없다는 일각의 우려는 SRT 개통을 전후한 코레일과 고속버스 회사의 대비책으로 불식되었다. 오히려 이용객들에게 경부축, 호남축의 선택폭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역에서는 KTX, 수서역에서는 SRT, 반포에서는 고속버스라는 일종의 '브랜딩'이 이루어진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간 KTX는 고질적인 좌석난에 시달려 왔다. 평일의 서울 - 오송 구간의 경우 공무원 출퇴근 수요 폭증으로 문제가 생기자 통근용 전세 KTX를 운행하고 있음에도 자유석이 '지옥철'과 다름없다는 불만이 있고, 주말은 전구간에서 '예매전쟁'이 치러지고, 당일 출발표를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와 다름없다는 문제가 있다.
SRT는 이런 좌석난에 숨통을 트일 수 있다. 하루 40편의 경부선 철도와 하루 20편의 호남선 철도를 운행한다. SRT 전용 열차의 좌석 수가 410석이니만큼, 경부선에는 하루 16400석, 호남선에는 8200석의 좌석을 공급하는 셈이다. SRT가 지역과 서울, 지역과 지역, 지역과 부산 또는 광주를 더욱 편리하게 잇는 파워소스가 된 셈이다.
또한 교통망의 '다양화'가 이루어졌다. 서울 도심을 기준으로 KTX가 가장 빠르고 고가/고급의 교통수단을 제공한다면 기존의 무궁화호나 일반고속버스가 하급/저속/염가의 교통을, 새마을호와 우등고속버스가 중급/중속/중간 가격의 서비스를 제공한 데 반해 최근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중상급 수요를 '백업'할 만한 장치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SRT는 서울 외곽지역에서 고급/고속의 교통수단을 KTX보다 싼 가격에 제공하고 있다. 연계교통이 잘 이루어지면 SRT가 고급/고속의 교통수단을 중상급의 가격에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프리미엄 고속버스가 서울 부도심 지역에서 고급/중속의 서비스를 중상급의 가격에 제공하는 것을 보면 SRT는 충분한 경쟁이 될 수 있다.
SRT는 이용객들에게 좌석난을 줄이고, 선택폭을 넓힐 파워소스가 될 전망이다. 경쟁의 '선순환'인 셈인데, 좌석난이 줄어드는 이점의 이면에는 승차율이 낮은 '벽지노선'이 있다.
'꿀수익'에 속아 소도시 수요를 잃지 말자... 사라질 준비 중인 공익, 단거리 노선문제는 '꿀수익'을 가져다주는 노선에 경쟁이 붙었다는 것이다. SR은 '꿀수익'이 보장된 고속철도 노선 시장에 처음 뛰어드는 입장이지만, KTX를 운행하는 코레일은 고속철도만 운행하는 것이 아니다.
12월 9일 코레일이 시간표 개정을 통해 적은 수익만을 챙겼던 서울-신창 간 완행 누리로 열차를 폐지하고, 누리로 열차를 장거리에 투입시켰다. 연선 지역 주민, 특히 신창역 인근 대학에서 반발했으나 일 8회씩 다녔던 누리로 열차는 사라지게 되었다. 더욱이 대책으로 나올 만한 천안급행 증편이나 무궁화호의 누리로 운행 구간 추가 정차가 아닌, 겨우 일 4편의 급행열차를 연장한다는 계획에 불과해 연선 주민의 불편을 가중시키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공익노선이 SRT과 KTX라는 고래 싸움에 밀려 새우등 터지듯 사라지고, 감편될수 있다는 것이다. 코레일이 최근 동해선, 경전선, 대구선, 경북선, 태백선, 정선선, 영동선 7개 오지노선의 운행횟수를 56편 감축하고, 군/읍/면의 대표격이 되는 역에 역무원을 배치하지 않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가 국토교통부와 갈등을 벌였던 것, 그리고 그 이면에는 국토교통부의 벽지노선 예산이 547억이 줄었던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SRT와 KTX의 경쟁이 심해지면 심해질수록, 산간 사이를 누비며 장날 읍내나가는 어르신, 서울구경 나가는 노부부를 태우는 열차의 풍경, 그래도 젊은 축에 속했던 인구인 역무원이 점점 사라질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특히 감편되는 노선 중 영동선, 태백선, 경북선 등은 노인인구가 많다.
SRT도 좋고, KTX도 좋지만 코레일이 공기업으로 남아있는 가장 큰 이유가 '비수익 노선의 공익성'임을 생각해본다. 지역민들은 내년 정기개편을 두려워할 것이다.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시간표 조정으로 남을 지, 간이역이 대거 운영을 중단한 2006년, 2009년 시간표의 재림으로 남을 지 모르기 때문이다.
(下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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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이야기를 찾으면 하나의 심장이 뛰고, 스포츠의 감동적인 모습에 또 하나의 심장이 뛰는 사람. 철도부터 도로, 컬링, 럭비, 그리고 수많은 종목들... 과분한 것을 알면서도 현장의 즐거움을 알기에 양쪽 손에 모두 쥐고 싶어하는, 여전히 '라디오 스타'를 꿈꾸는 욕심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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