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지난 2012년 9월 "선불 가입자가 데이터를 사용하려면 1MB당 약 573원이 과금되는 종량요금제 때문에 100MB를 사용하면 5만7천 원, 500MB를 사용하면 28만6천 원을 내야 돼 데이터를 사용하기가 상당히 부담스러웠다"면서 90% 정도 저렴한 선불 데이터 충전 요금제를 처음 선보였다. 그 사이 LTE 선불 데이터 요금 1MB당 20원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3G 선불 데이터 요금은 여전히 560원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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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3학년 큰딸이 엄마 앞에서 닭똥 같은 눈물을 흘렸다. 지난 18일까지 4만 원 넘게 남았던 큰딸 스마트폰 선불 충전 요금이 불과 하루 만에 모두 소진됐다는 알림 메시지를 받아서다. 큰딸은 집밖에서 동영상 한두 편 본 게 전부라고 억울해 했지만, 4만 원이면 엄마 아빠 한 달 이동전화 요금과 맞먹는다.
100MB도 안 썼는데 5만 원 소진? 큰딸은 죄가 없다
결론부터 말하면 큰딸은 큰 잘못이 없었다. 큰딸 스마트폰에 남아있는 최근 2주간 음성통화 기록은 15분 남짓, 3G 데이터 사용량은 80MB(메가바이트) 정도였다. 일반 후불 요금으로 따지면 1만 원에도 못 미치는 분량이다. 그런데 어떻게 하루 만에 4만 원 넘는 요금이 모두 소진된 것일까?
바로 KT 3G 선불 요금제에 함정이 숨어 있었다. 얼마 전 엄마가 쓰던 3G 스마트폰을 물려받은 큰딸은 KT 선불 요금제에 가입했다. 음성통화료는 초당 4.4원으로 후불 요금제(초당 1.8원)보다 2배 이상 비쌌지만 5만 원을 충전하면 월 기본료 없이 그 한도 내에서 음성, 문자, 데이터를 1년 동안 쓸 수 있어 오히려 저렴해 보였다. 마침 반값 할인 이벤트까지 진행하고 있었다.
딸에게 가급적 전화 통화만 하고 데이터는 와이파이가 되는 집에서만 쓰라고 당부했지만 학교에서 쉬는 시간에 가끔 카카오톡이나 게임을 한 모양이다. 아무리 그래도 80MB 정도 썼다고 4만 원이 한꺼번에 소진됐다는 건 이해가 안됐다.
20일 KT 고객센터를 직접 방문했다. KT 상담직원은 "3G 선불 요금은 음성통화 위주로 설계돼 데이터를 쓰면 금방 소진된다"면서 "그래서 데이터를 많이 쓰는 3G 선불 고객들에게는 가급적 데이터 요금제도 같이 가입하라고 권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온라인 상품에는 이런 설명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