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하이 칙센미하이
안희경
이번 회에 만나는 미하이 칙센트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i) 선생은 학교 교육의 세 가지 주요 어젠다를 전하며 사회의 공정한 환경을 덧붙였다. 칙센트미하이는 현 정부가 그토록 강조하는 '창조(creativity)'의 대가이다. 몰입(플로우 Flow) 이론을 확립했고 덴마크, 핀란드, 헝가리 등의 나라에서 그의 이론을 교육정책으로 실행하고 있다. 그는 창의력, 창조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했다.
"창의력은 누구에게나 있다. 다만 그 시기 그 누군가가 창의력을 쓰고 싶을 만큼 마음이 일었는가, 아닌가에 달려 있을 뿐이다."역사적으로 어느 한 시기, 느닷없이 한 도시에서 창의성이 번성한 때가 있었다. 그리스의 아테네, 이탈리아의 피렌체, 프랑스의 파리 등이 그렇다. 갑자기 수많은 창의적 기운이 과학·예술·철학·인문 등에서 불붙듯 일었다. 이는 그 시대, 그 공간에 느닷없이 창의적인 사람들이 생겨났기 때문이 아니다.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교수는 경제적으로, 제도적으로 창조적 기운이 일어날 바탕이 되었고, 거기에 리더의 지도력과 대중정서가 맞물림으로써 일어난 결과라고 해석했다. 우리는 그 시대를 '르네상스'라 칭송한다.
미래의 힘이라고 강조되는 '창조', '창의력'은 동기가 부여되는 사회 속에서 가능하다. 칙센트미하이 선생은 교실 속에서의 학습 동기 역시 바른 사회, 공정한 세상이라고 강조했다. 민주적 동기를 부여하라는 조언이다. 현실은 불평등 구조이다. 그러하기에 염치없지만, 다시 한 번 교실의 공정한 경쟁과 협력을 세워내야 할 것이다.
"21세기, 함께 사는 법을 교육하자!"행복과 창의력 연구의 권위자로 미국 정부의 교육 방향과 삶의 질을 높이는 정책을 조언하는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교수의 당부이다. 그와의 대담은 2012년 4월 9일 낮 12시 클레어몬트대학교 피터드러커대학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연구실에서 진행됐다.
"문제는 문화가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는 겁니다. 아이들이 성장했을 때 무엇이 필요할지 우리는 모릅니다. 그들이 25살이 됐을 때는 완전히 다른 지식정보 체계가 필요할 거예요. 한국뿐 아니라 모든 곳에서 큰 문제죠. 컴퓨터는 정보를 자세하게 전달합니다. 그렇지만 이를 사용하고 연결짓는 거는 아직 우리가 가르쳐야 하죠. 그런데, 우리는 잘 못 하고 있어요. 왜냐하면 정보를 과목으로 나눠서 다뤄왔으니까요. 경제, 역사, 물리, 생물 이렇게요. 모두 분리해서 훈육합니다. 그렇지만 미래에는 하나로 고려되어야 해요. 경제는 앞으로 대기, 물 환경에 의존하게 되는데, 이 문제는 물리학자 생물학자 화학자들이 더 잘 알지요. 더 이상 분리해서 고려할 수가 없어요. 분할된 지식의 장이 아니기에 이들은 통합되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지난 2천 년 동안 표준이었던 수동적인 학습이 이제 더는 효과가 없다는 거죠. 지금 청년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의 마음과 흥미를 활용하는 능력입니다. 우리는 그들이 학교에서 창의성을 발휘하도록 교육해야 하구요. 또 한 가지가 있습니다. 우리는 학습을 개인 활동이라고 생각해요. 공부하고 읽고 쓰고 혼자 합니다. 세상의 모든 문제는 여럿이 함께 헤쳐나가요. 현대에는 혼자 해 나갈 수 있는 작업이 거의 없습니다.가장 중요한 점이 바로 아이들도 여럿이 함께 하는 법을 배우는 거예요. 아이들은 혼자보다 여럿이 하는 걸 훨씬 더 좋아해요. 우리 교육 시스템은 대부분 개별 활동에 맞춰져 있습니다. 개인이 주도적으로 학습하도록 길을 만들어야 하지만, 동시에 함께 문제를 풀어가는 경험을 갖도록 팀별 학습 방법도 마련해야 합니다. 귀 기울이고, 협력하고, 과정에 참여하는 법을 배우는 거죠. 각자 따로 하는 것이 아니라요.제가 한국이나 미국의 지도자들이 깨달았으면 하는 점은요. 나라의 안녕은 그리 많은 부분 군사력이나 경제력에 달려 있지 않다는 겁니다. 반대로 국민이 자기 삶을 의미있게 느끼는지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는가에 달렸어요. 각자 사회적인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하는가 그 점입니다. 빈부차가 매우 커진다는 의미는 90%의 사람들이 희망을 잃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그들은 말하죠. "내가 뭘 할 수 있을까?"미국에서 아마도 한국에서도 이런 교육을 강조할 겁니다. 밑에서부터 올라오는 학습이 아니라 독단적이고 구속적인 방식으로 위에서 주입하는 방식요. 만약에 이런 교육을 한다면, 아이들은 행복하지 않을 거예요. 만약에 당신네 사회에 창조력이 자리 잡지도, 제 역할도 못한다면, 좋은 미래는 오지 않을 겁니다. '창조'는 단순히 새로운 생각이나 신제품처럼 사람들이 유용하게 사용할 것을 개발하는 일이 아니에요. '창조'는 세상을 좀 더 마음이 가도록 진전시키고, 인류에게 살갑도록 만드는 겁니다."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20년 동안 '
굿 프로젝트' 일을 해왔다. 세 가지 선(善)에 관해 이야기한다. 바른 사람, 바른 노동자, 바른 시민이 되자고. 바른 사람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달려가 돕는 것이며, 바른 노동자는 훌륭하고 참여적이며 도리에 맞게 사는 삶을 위해 공정한 방식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