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레이코프 교수.
안희경
레이코프는 보수 포퓰리즘을 경고한다. 대중의 불만, 불안을 동력으로 불붙듯 정치 세력화되는 편 가르기 선동이다. 2차 대전 나치 정권이 들어서기 직전에도 파도처럼 일어났고, 지금 미국의 대선에서도 트럼프에 의해 점화되었다.
홀로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이기에, 인류는 공존을 위해 법과 정치 민주주의를 창조해 왔다. 레이코프와 2012년 4월 27일 나누었던 대화를 되새기며 오늘 우리의 선택을 점검하는 숨 고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조지 레이코프는 세계적 인지 언어학자이자 '프레임 frame'의 권위자로 우리에게는 저서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로 잘 알려져 있다.
"보수주의 포퓰리즘이라는 현상이 있어요. 이는 미국에서 세워졌습니다. 1964년 공화당 베리 골든워터와 (민주당) 존슨의 경쟁에서 존슨이 큰 차이로 당선됐습니다. 아무도 보수가 집권하길 바라지 않았죠. 모두 진보를 원했거든요. 가난한 사람들의 일터에는 괜찮은 노동조합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민주당을 원했죠.
1964년에서 67년 사이 리차드 닉슨이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나섰을 때, 관건은 어떻게 하면 가난한 노동자들이 닉슨을 찍게 할 수 있을까 였어요. 보수는 사람들 마음에는 엄격한 아버지 도덕관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64년과 67년 사이 미국에서는 세 가지 사건이 일어났어요.
베트남 전쟁 반대 운동. 주로 대학생들로 군대를 거부했고, 전쟁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군대를 다녀온 노동자들은 학생들을 공산주의자로 봤습니다. 닉슨이 학생들은 공산주의자이고, 애국자가 아니라고 말했어요. 반공을 불러냈죠. 노동자의 환심을 샀습니다.
그 다음 여성운동이 있었어요. 급진적인 페미니즘이 들어왔고, 많은 남성 노동자들은 가정에서는 아버지였죠. 닉슨은 가족의 가치에 맞는 법과 질서를 불러냈습니다. 세 번째가 민권 운동이었고 흑인들이 참정권을 갖게 되었죠. 많은 백인 남성 노동자들은 인종주의자거나 흑인들한테 일자리를 빼앗길까 봐 두려워했습니다.
닉슨은 인권운동에 나선 이들을 폭도로 몰았고 흑백 통합 정책인 '스쿨 버싱'을 반대했어요. 엄한 아버지 도덕성으로 가난한 이들의 사고를 하나로 묶어냈습니다. 도덕적 가치를 묻는 이슈로 통합시켜냈죠. 그는 또한 진보를 공격해야 했기에 진보 엘리트라는 개념을 만들었어요. "고등교육을 받은 그들은 당신을 얕잡아 보고 있다, 멍청하다고 그런다"라고요. 민주당은 그들에게 어떤 일이 벌어졌었는지 아직도 모릅니다. 나는 한국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잘 모릅니다만, 같은 일이 벌어진다 해도 놀라지 않을 거예요.
매우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보수적이거나 진보적이거나 딱 한 가지 성향을 갖지 않는다는 겁니다. 둘 다를 약간씩 갖고 있어요. 이는 같은 뇌 속에 두 개의 도덕적 시스템이 있다는 거죠. (그 둘 가운데 어떤) 도덕적 시스템을 활성화시키는 일을 정치가 하는 겁니다. 방법은 우리만의 용어를 사용하는 겁니다. 그들의 말이 아니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