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스플레인은 이제 그만!
창비
연애 상대에게 슬픔을 위로받고자 만난 것까지 걸고넘어지는 일부 매체의 연예인을 향한 '꼰대질'은 이른바 '맨스플레인'(mansplain)에 가까워 보인다. 지금 당장 설현으로 기사 검색을 해 보시라. 데이트 의상부터 역사 인식 논란까지 '연애'를 놓고 배 놓아라 감 놓아라 하는 기사들의 내용이 한 마디로 가관이다.
그것이 여성 연예인은 물론 특히나 어린 걸그룹 아이돌에 향한 시선이기에 그러하다. 유명인의 사생활을 두고 이러쿵저러쿵 관전평을 내놓는 기사들이 질타를 받은 지는 오래됐다. 아니, 더 나아가 항상 더 큰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쪽은 여성 연예인이었다. 설현과 지코 관련 기사 행태만 봐도 그러하다.
말이 좋아 '맨스플레인'으로 포장한 것이지, 이러한 남성적 시선은 한국은 물론 해외 언론들도 크게 다를 바 없다. 하지만 갈수록 한국 매체들의 남성적 관점과 이와 연관된 여성혐오적인 시선들이 강화되고 있다는 것이 더 문제일 것이다. <헤럴드경제>가 열애설 보도임에도 불구하고, <열애 확인 설현, 사과문 올렸던 그날도 지코와 데이트>와 같은 저열한 기사를 내보내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몸매로 도배가 된 설현의 광고를 그렇게 찬양하고 그 내용으로 어뷰징 장사를 했던 다수의 매체들이 지난 5월 불거진 역사 인식 논란에 차갑게 돌아섰던 것도 한 증거다. 과연 남성 아이돌이었다면? 아니 남성 유명인이었다면 과연 같은 반응이었을까 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미 수많은 반대의 목소리가 있어 왔다.
장수 프로그램인 <1박2일>이나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아는 형님>과 같은 다수의 '남성 예능'을 떠올려 보라. 우리는 얼마나 남성 출연자들의 지적 능력을 희화의 대상으로 삼아왔나. 이와 비교한다면, 설현과 지민의 역사 인식 논란은 그야말로 조족지혈에 가까웠다는 지적 역시 적지 않았다.
<헤럴드경제>의 기사는 결코 돌발 상황이 아니다. 자연스레 "그래도 된다"거나 "그럴 수 있다"는 인식 속에서 탄생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그럼에도 제발 이 20대 초반 커플의 연애에 이러저러한 '지적질'은 좀 적당히 해 두시라. 이러한 일부 매체들의 시선과 장삿속에 반기를 든 이가 바로 SNS 사진들로 한껏 저항(?)하고 있는 설리 아닌가. 빤히 보이는 어른들의 장삿속에 상처를 받는 것이 누구인지 되새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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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및 작업 의뢰는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취재기자, 현 영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서울 4.3 영화제' 총괄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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