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레이코프 교수
안희경
레이코프는 국가의 공적 기능이야말로 삶의 질을 보장받을 수 있는 진정한 자유를 주는 장치라 강조했다. 자유란 바로 공공성을 갖추는 데서부터 보장되기 때문이다. 결코, 보수만의 가치가 아니다. 그는 언어 인지학자로서, 선입견에 갇혀 마음 닫아 건 대중들과 소통하는 창조적인 방법을 찾도록 당부한다.
"제가 제안하는 것은 진보적 정치를 실현하자는 행동이나 일반적인 언어가 아닙니다. 정신을 살리는 창조적 언어를 말합니다. (2012년 당시 수세에 몰리던 상황에서) 미국 민주당은 자신들이 사용해야 하는 언어를 놓치고 있어요. 왜냐하면, 자신들의 근거가 되는 정신을 놓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지과학에서는 이를 '저인지(hypocognition)'라고 부릅니다. 스스로의 위치에 대한 각성이 부족하다는 거죠. 공공의 이익에 대해 생각하는 정치인이라면 반드시 입에서 나오는 모든 언어를 공공의 이익으로 귀결시켜야 합니다."그와의 대화가 이어지면서 내 안에서 올라오는 생각은 결국 '삶의 내용이 표현 또한 결정하는구나'였다. 타인을 설득하고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한다면, 가장 먼저 각자 자신이 서 있는 곳이 어디인지 살피고 깨우쳐야 할 것이다.
내가 추구하는 가치가 공공의 이익이고, 내 생활이 바로 그 속에서 움직인다면, 일부러 공익을 효과적으로 말하려 애쓸 이유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생각과 말과 행동은 늘 실체를 드러낸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냐의 문제이기에 언어적 재능은 삶의 진실을 이기지 못하고 속절없이 사라지기를 반복해왔다. 우리가 선출한 정치적 대리인들에 의해 공중으로 날려버린 공적자금이 얼마인가!
정치적 언어, 정치적 마음을 헤아리는 일은 결코 정당과 정치인만의 몫이 아니다. 우리 생활 곳곳을 규제하고 미래를 제한하는 힘이 정치이기에 언어를 통해 흘러가는 권력의 이동은 바로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의 과제인 것이다.
공공의 이익은 곧 내가 마실 물이며, 내가 누리는 공원과 전기, 학교이기에 공익을 지키는 일은 더불어 안전을 누릴 수 있는 기본권리이자 의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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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편집기자. <이런 제목 어때요?>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저자,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공저, 그림책 에세이 <짬짬이 육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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