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학교 수업. 장병연 사무국장과 보조 강사, 학생이 토마트 소스를 만들고 있다. 이날의 요리는 '이탈리안 미트볼'
이민선
넓지도 좁지도 않은 50여 평 맞춤한 공간. 단정해 보이는 하얀 가운에 주황색 앞치마를 두른 아이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한창 말 많은 중·고등학생 30여 명이 한 곳에 모여 있다 보니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왁자지껄했다.
아이들은 쉴 새 없이 조잘댔다. 하지만, 표정만큼은 무척 진지했다. 자세히 보니 눈에 눈물이 고인 아이도 있고 아예 눈물을 흘리는 아이도 있었다. 서툰 솜씨로 양파를 썰면서 흘리는 값진 눈물이었다. 아이들 사이사이 어른도 끼어 있었는데, 그들도 아이들 못지않게 바빠 보였다. 아이들이 손가락이라도 벨까봐 걱정스러운 눈치였다.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요리 강사 칼솜씨가 예사롭지 않았다. 칼질 몇 번에 어른 주먹만 한 양파가 가루가 되다시피 하는 것을 보니 고수인 게 분명했다. 혹시, 음식 만들기로 잔뼈가 굵은 요리계의 절대 고수가 아닐까!
"하하 요리사는 아니고, 취미로 요리하고 있는데, 교장 선생님이 부탁해서 오늘 하루 요리 강습하러 왔어요. 회사에서 사무직으로 일하고 있어요. 이쪽은 제 아내고요. 집에서도 요리는 주로 제가 하고, 아내는 지금처럼 보조합니다." 이런!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 고수는커녕 요리계에 발도 들이지 않은 완전 아마추어였다. 그러나 기자의 눈에 비친 그의 요리 솜씨는 굉장한 수준이었다. 알고 보니 아이들 사이사이에 있는 보조강사들도 '꿈★담 자연요리학교 '를 만든 장병연 사무국장 부탁을 받고 기꺼이 달려온 마을 주민들이었다.
장 사무국장에 따르면, 요리 강사는 주로 요리를 직업으로 하는 전문 요리사나 요리학원 강사다. 사실 이날 아이들을 지도한 사람도 '이탈리안 미트볼'이라는 특별한 요리를 만들기 위해 초청한 무척 특별한 자원봉사자였다.
요리 강습 메뉴는 비빔밥에서 자장면, 돈가스, 치즈 오믈렛 등 무척 다양하다. 강습이 끝난 뒤 품평회를 하면서 음식을 나누어 먹는다. 남은 음식은 집에 싸가기도 하는데, 아이가 만든 음식을 맛본 엄마들이 장 사무국장한테 "감사하다, 감격스럽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내주기도 한다. 장 사무국장은 "이럴 때 큰 보람을 느낀다"며 환하게 웃었다.
"패스트푸드보다 직접 만든 요리가 더 맛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