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10일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SE를 국내에 출시했다. 왼쪽부터 4인치 아이폰SE, 4.7인치 아이폰6S, 5.5인치 아이폰6S+.
김시연
바야흐로 대화면 스마트폰 전성시대다. 지난 2011년 삼성 갤럭시노트 등장 이후 구글 안드로이드 OS(운영체제)는 5인치 이상 대화면 스마트폰이 평정했고, 애플도 지난 2014년 4.7인치와 5.5인치 아이폰6·6+를 선보이면서 4인치 시대를 마감하는 듯했다.
그런 애플이 지난 3월 보급형으로 4인치 아이폰SE(스페셜 에디션)을 선보였다. 그런데 국내 시장 반응은 시큰둥하다. 과연 우리나라에 4인치 스마트폰이 설 자리가 남아 있는 것일까?
아이폰SE 반응 '시큰둥'? '쓸 만한 4인치'만 기다린 사람들"한손에 잡히는 안락하고 편안함이 좋군요."최근 5.5인치 아이폰6S+(플러스)에서 4인치 아이폰SE로 갈아탄 한 이용자가 남긴 소감이다. '클리앙'을 비롯한 IT 이용자 커뮤니티에는 이처럼 '다시 아이폰SE로 바꿨다'는 이들이 적지 않다. 아이폰6S보다 가격이 싼 탓도 있지만 과거 '한손폰'을 향한 그리움도 한몫했다.
아이폰SE가 국내 출시된 지난 10일 오후 서울 강남구에 있는 한 애플 전문 매장을 찾았다. 지난해 아이폰6S 출시 때와 같은 줄서기 풍경이나 품절 사태는 없었다. 지난 2012년부터 4년 넘게 아이폰4S를 써온 옆지기에게 선물할 '로즈골드 64GB' 모델 재고도 남아있었다.
하지만 가격이 부담스러웠다. 64GB 모델은 73만 원으로 '보급형'이란 말이 무색했다. 통신사 서비스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언락폰' 기준으로 아이폰6S(106만 원)나 아이폰6(92만 원) 동급 모델보다 20만~30만 원 정도 쌌지만, 출고가가 83만 원대로 떨어진 삼성 갤럭시S7이나 LG G5 같은 프리미엄급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불과 10만 원 차이였다.
그나마 16GB 모델은 59만 원으로, 5.5인치 중저가 스마트폰인 삼성 '갤럭시A7'과 비슷했지만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16GB로는 기존 풀HD(1080p)보다 용량이 2~3배 많은 4K 영상도 촬영할 수 있는 아이폰SE의 1200만 화소급 카메라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800만 화소에서 2MB(메가바이트) 정도이던 사진 용량도 3MB로 1.5배 정도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