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물살을 가르며 흐르는 강물과 버드나무가 가득한 습지는 아름다움의 극치였습니다.
김종술
든든히 배도 채웠으니 수행자의 마음으로 스님을 뒤따랐습니다. 갈수록 아름다운 버드나무와 갈대가 조화를 이룬 강변에 한눈을 팔다보니 자꾸만 시간이 지체됩니다. 세종시 부강면 가설교에서 누치, 끄리, 마자, 잉어 등 대형 물고기들이 물살이 센 여울을 타고 오르는 모습에 참석자들은 또다시 걸음이 늦어집니다. 작은 여울에는 피리와 작은 물고기가 꼬리를 흔들며 춤을 춥니다.
"엄마야~"덩달아 한 발 뒤로 물러섰습니다. 앞장섰던 이경호 국장이 자전거 도로를 가로지르던 쇠살모사를 보고 놀란 것입니다. 자전거 도로가 만들어지기 전 그들의 길이었기에 조용히 기다렸습니다.
부용면 체육공원에 접어들면서 또다시 가슴이 찢어지는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4대강 사업으로 조성된 축구장을 아카시아 버드나무, 개망초가 점령해 버렸습니다. 사람 키를 훌쩍 뛰어넘을 정도로 큰 나무와 무성한 잡풀 때문에 표지판이 없었으면 방치된 둔치로 착각했을 겁니다.
대다수의 국민이 반대하던 4대강 사업을 밀어붙이면서 천문학적인 예산이 이렇게 허망하게 버려지고 있다는 생각에 분노가 치밉니다. 뙤약볕 아래에서 할머니 네 분이 강변을 일구고 계십니다. 세종시에서 강변에 꽃을 심는다고 해서 일당을 받고 풀을 매는 중이라고 합니다. 공원도 방치된 마당에 꽃을 심은들 강변에 쑥쑥 자라나는 잡풀을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