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 병원 환경관리 파트장인 김도현 과장이 건물 전력 계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병기
김 과장은 "문을 제대로 닫고 다니기만 해도 효과가 크다"면서 누구나 알고 있는 '고전적인 캠페인' 덕이라고 말했다. 가령 "1회용품 줄이기, 이면지 활용, 전자결재 등 종이 없는 사무 구현, 친환경-절전 교육" 등의 효과라는 것이다. 그래도 믿기지 않아 캠페인 내용을 보내달라고 했더니, 50여 개 항목의 실천목록을 이메일로 보내왔다.
'컬러프린터 사용 자제, 프린터 사용 전에 내용확인(오류에 따른 프린터 재사용 빈번), 휴대폰 및 모바일 기기 등의 충전기 미사용시 전원 플러그를 뽑는다, 창가 쪽 조명 소등, 온수 온도 하향 조정 공급…….'물론 1,2만여 개의 LED 조명 기구 교체 등의 노력이 더해졌지만 사소한 것처럼 보이던 전 직원의 '정신 무장'(?)은 큰 효과를 가져왔다. 김 과장은 "처음에는 60년대로 돌아가서 춥게 살아야 하는 게 아니냐는 등 귀찮아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꾸준한 교육과 눈에 보이는 성과로 인해서 참여율이 높아졌다"면서 "절약 실천만 잘한다면 에너지의 30%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2년 연속 4억 원 줄인 비결여기까지가 1단계다. 다음 단계는 시설투자 효과다. 이 병원에는 무려 100여개의 냉난방-환기 공조기가 있다. 전에는 각 공조기별로 실내온도를 고정해놓고 수동으로 조작할 수 있었는데, BEMS 시스템을 설치하면서 자동 제어 방식으로 바꿨다. 수동 온도조절 장치는 에너지 절약에 무용지물이었는데, 건물 전체의 온도를 통합 관리하면서 제 역할을 했다.
BEMS 시스템은 이처럼 실시간으로 건물별 에너지 모니터링을 하면서 손실률을 파악해 에너지를 절감한다. 사용기기에 센서와 계측장비를 설치하고 통신망으로 연결하여 에너지사용량, 조명-냉난방 설비운전 현황, 탄소배출량 등을 실시간 모니터하고 제어한다. 가령 여름철 피크제어기, 전력량을 많이 사용하는 시간대에 설비와 장비를 제어해 순간 최대 소모 전력량을 낮출 수 있다.
세브란스 병원은 BEMS시스템 구축 이후 2년 연속 4억여 원의 에너지 비용을 줄였다. 2015년부터 배출권 거래제가 실시되면서 이 병원의 비용 절감은 또 다른 수익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병원은 배출권 거래제 해당기관이다. 국가로부터 온실가스 배출 할당량을 받는다. 온실가스 배출권을 사야하고 남으면 팔 수 있다. 아직 국가 공인 검증 기관이 작년 에너지 사용량을 검증하기 전이지만, 현재 실적으로 볼 때 온실가스 절감량을 다른 업체에 판매할 수 있다.
서울시 BEMS 시범사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