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안드레아>의 표지.
양철북출판사
안드레아는 그녀의 큰 아들입니다. 그녀 역시 다른 부모들처럼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아들과 세대차를 느끼며 소통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심지어 같이 살지도 않았지요.
당시 그녀는 홍콩에, 아들은 독일에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룽잉타이는 아들에게 편지를 교환할 것을 제안합니다. 신문에 번갈아 기고하는 형식으로요. 이렇게 3년간 연재한 글들을 모은 것이 바로 이 책 <사랑하는 안드레아>입니다.
사실 처음 펼쳤을 때는, 어머니와 아들이 화해하면서 끝나는 뻔한 결말이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식으로 문제를 봉합해 버리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서로간의 차이와 다름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서,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솔직히 드러내 보이는 과정에 주목합니다. 문제 해결 과정을 긴 여정에 비유한다면, 이 책은 그 출발점이자 마중물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처음에 두 사람의 편지는 서로에 관해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을 솔직히 털어 놓는 식의, 개인적인 불평으로 시작합니다. 하지만 점차 논의의 범위를 넓혀 우리네 세상살이 전반에 관한 토론으로까지 확대되지요. 다양한 주제를 놓고 각자의 합리적인 의견을 피력하는, 어머니와 아들의 토론을 구경하는 일은 그 자체로 굉장히 흥미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는 부모 자식 간에 논쟁적인 주제를 놓고 합리적인 대화를 한다는 게 거의 불가능한 곳이니까요. 개인적으로는 이런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부모와의 관계에서 입은 상처가 조금은 치유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중화권에서의 반응도 비슷했습니다. 책에 삽입된 독자들의 이메일 내용을 살펴보면 그런 취지의 감상이 자주 등장하거든요. 이 책이 출간 후 현재까지 8년간 중화권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다는 건 아주 당연한 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