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대구경북선대본부장을 비롯한 새누리당 대구지역 국회의원 후보들이 6일 오후 대구시 달서구 두류공원에서 대구시민께 드리는 호소문을 발표한 후 큰 절을 올리고 있다.
조정훈
새누리당이 또 시작했다. 무릎 꿇고 절하며 사죄하는 선거운동 말이다. 반면 다른 쪽에선 "배알도 없냐"고 호통을 쳤다. 텃밭 영남에선 읍소로, 험지 호남에선 호통으로 지지를 호소하는 일명 '지킬과 하이드' 전략이다.
읍소는 대구에서 시작됐다. 6일 친박계 좌장 최경환 후보(경북 청도)와 김문수, 조원진, 곽상도, 정종섭, 추경호 등 새누리당 대구지역 후보 11명이 대구 두류동 두류공원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땅 바닥에 엎드렸다. 내용을 요약하면, '민심을 외면한 공천 등 당 화합을 해친 일을 반성한다, 박근혜 대통령을 위해 한번만 기회를 달라'는 것이다. 이들은 모두 사죄의 큰절을 했다.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진박 어벤져스"라며 같이 모여 밥 먹고 단체 사진도 찍으며 '박근혜 대통령이 지역에 보낸 진실한 사람'을 자처한 이들이 이젠 단체로 무릎도 꿇고 절까지 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김문수 대구 수성갑 후보는 아예 멍석을 깔았다. 범어사거리에서 매일 100배 사죄의 절을 올리겠다고 했다. 이를 어떻게 볼 것인가.
대구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분명하다. 텃밭이 위태롭기 때문이다. 지난 2일 새누리당 부설 여의도연구원이 보고한 내용에 따르면, 대구지역 12개 선거구 중에 우세는 6곳 밖에 안됐다. 수성갑 김문수 후보는 김부겸 더민주 후보에 경합열세, 북구을 양명모 후보는 홍의락 무소속 후보에 열세, 수성을 이인선 후보는 주호영 무소속 후보에 열세로 각각 나왔다.
그런데 다른 지역에선 전혀 다른 태도다. 같은 날 전북 전주을 지역 정운천 후보 유세에 나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996년 이후 전북에선 새누리당 당선자가 없다는 점을 거론하며 "여러분은 배알도 없나, 전북도민들 정신 차리셔야 한다"고 호통을 쳤다.
2014년의 재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