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기 전 인천경찰청장이 지난 4일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다. 이날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윤 전 청장이 입당의 변을 밝히고 있다.
남소연
"야당에서 영입한 경찰 쪽 인사 중 가장 직급이 높은 인사를 이번에 영입했다. 얼마 전까지 인천지방경찰청장으로 지역에서 많은 일을 하셨다. 당에서 좋은 분을 공천했다."
지난 6일, 송영길 전 인천시장이 자신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인천 연수을 후보로 전략공천한 윤종기(57) 예비후보를 두고 한 말이다.
윤 예비후보는 2014년 충북지방경찰청장을 지낸 뒤 치안정감으로 승진해 올해 초 인천지방경찰청장을 마지막으로 경찰공무원 생활 33년을 마감했다. 그는 전남 고흥 출신으로 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를 졸업하고 1983년 경위로 경찰에 입문했다.
하지만 그를 더민주에서 전략공천한 것을 두고 제주도에서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윤 예비후보가 충북지방경찰청 차장이던 2011년 9월 제주 강정마을 공권력 투입을 위한 태스크포스(TF) 단장을 맡아 제주로 파견됐기 때문이다. 그는 당시 제주에 배치된 경찰 병력 1000여 명을 진두지휘하며 강정마을 주민들의 시위를 진압했다. 당시 많은 사람이 경찰에 체포돼 사법 처리되기도 했다.
강정마을회는 8일 성명을 통해 "더민주는 지금이라도 윤종기를 전략공천에서 제외하고 강정마을과 제주도민들에게 물의를 빚은 것에 대해 사과하라"고 밝혔다.
강정마을회는 "당시 윤 청장은 공사장 주변은 물론 골목길과 집집마다 대문 앞을 지키는 경찰의 감시와 불심검문, 통제로 (주민들이) 몇 달 동안 칠흑 같은 공포 속에서 떨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를 두고) 당시 민주당은 '4.3 사건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제주도민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날 선 비판을 했다'며 그런 자를 전략 공천한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당 정체성이 민주주의에서 전체주의나 경찰주의로 바뀐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윤 예비후보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강정 해군기지 신설은 국가를 위해서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그 생각엔) 변함은 없다. 경찰 공무원으로서 국가의 명령에 따라 충실하게 (직무에) 임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문병호 의원도 윤 후보 영입하려고 접촉 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