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 전기차 타기.
김흥식
제주도는 봄 냄새로 가득했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온기가 실려 있고 만개한 유채꽃이 드문드문 보였다. 유채꽃이 이날보다 만발할 즈음, 제주도에서는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3월18일~3월24일/제주 국제컨벤션센터)가 열린다. 올해로 3회째, 참가국과 전시되는 자동차, 부대행사 등의 규모로 보면 세계에서 가장 큰 전기차 관련 행사다.
전기차 전시와 시승, 퍼레이드, 콘셉트카 디자인 공모, 학술대회도 엑스포 기간 열린다. 가장 깨끗한 도시를 꿈꾸는 제주도에는 지금 2300여 대의 전기차가 달리고 있다. 전국 시도별 등록 자동차의 비율로 보면 단연 최고다. 전기차 보급의 최대 걸림돌인 충전기도 2500여 기나 설치돼 있다. 환경과 인프라 모두 전기차가 달리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셈이다.
서울에 함박눈이 내리기 전날인 지난달 26일부터 2박 3일 동안 기자는 제주도에서 일반 자동차를 모는 것처럼 전기차를 대여해서 타고 다닐 수 있을까를 알아보는 체험을 했다.
그러나 전기차(르노삼성 SM3 Z.E) 대여 업체는 차량 인수 전 걱정부터 했다. "동네 사람이면 몰라도 외지인이 관광용으로 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한 번 빌려 주면 밤낮없이 전화가 온다. 충전소는 어디냐, 배터리가 다 떨어졌다, 충전은 어떻게 하는 것이냐", 여기에다 견인을 해야 하는 상황까지 많아지면서 외지인 대여는 거의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