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지역 청년들의 잡지, 지잡 부산 지역 청년들의 잡지, 지잡. 지난해 12월 창간호를 발행했다.
지잡
편견과 딱지 붙이기에 대한 풍자, <지잡>"수많은 청년이 지방에 살며 지방에서 대학을 다닙니다. 하지만 우리는 단지 지방에서 지방에 있는 대학을 다닌다는 이유만으로 '지잡대'라는 딱지가 붙고 가치가 매겨집니다. 사회에 나가기도 전에 자신의 가능성이 정해집니다. 딱 '지잡대'만큼이라고. 편견과 '딱지 붙이기'에 대한 나름의 풍자로 '지잡'이라는 이름을 내세웠습니다." 청년 문제를 다룬 글은 홍수처럼 쏟아졌지만, 정작 '주변부'에 있는 이들을 위한 이야기는 부족했다. 언론도, 정치인도 '수도권 4년제 대학생'을 청년의 기본 값으로 설정했다. 지역 청년은 늘 '노오력'하지 않은 존재, 그래서 쉽게 잊거나 소외되는 것이 마땅한 존재로 그려졌다.
부산 지역 사회적 기업인 '청춘멘토'와 부산 민주언론시민연합에서 '청년들을 위한 잡지가 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오고 갔다. 이들은 '우리 목소리를 담은 잡지를 내보자'고 의기투합했다. 이후 청춘멘토와 인연이 있었던 언론비평 동아리 '프레임' 회원들 중심으로 지난해 9월부터 <지잡> 창간호를 준비했다. 현재 활동하는 인원 10명. 모두 부산에 있는 대학을 다니거나 졸업한 학생들이다.
시작은 무모했다. 그저 "소외된 지역 청년의 목소리를 대변하자"는 심정으로 모였기에, 별도의 수익원이 없었다. 첫 호를 만들 때는 청춘멘토의 도움을 받고 사비를 보태 비용을 마련했다. 그렇게 지난해 12월 <지잡> 창간호 500부를 뽑아 부산의 대학가에 배포했다.
대학 선거 시행세칙과 총장직선제 논란, 지역 청년 이탈 현상을 다룬 경성 기사부터 동네 빵집 소개, 대학 학식 평가, 자취생 요리법 등을 소개한 연성 기사까지. <지잡>이 다루는 내용의 스펙트럼은 넓다.
눈에 띄는 것은 그간 소외됐던 이들의 목소리다. 중학교를 중퇴하고 앱을 개발하는 청년, 대학에 진학하지 않았지만 편집 디자이너로 일하며 취미를 이어가는 청년 등. <지잡>은 '비 수도권 대학생의 이야기'를 넘어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청년의 목소리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