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는 말그대로 송아지를 위한 젖이다.
이준수
누군가가 매일 900원을 주면서 중요한 물건이니 절대로 버리거나 잃어버리지 말고 간수하라고 한다.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대부분 기뻐하며 그 말에 따를 것이다. 그런데 여기 반대의 선택을 하는 집단이 있다. 바로 P초교 5학년생들. 사춘기에 접어든 초등학생들의 교실에서는 치열한 우유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름도 생소한 이 전쟁의 이해당사자는 학부모, 학생, 선생 세 그룹으로 분류된다. 각 진영 대표들의 입장을 들어보자.
i. 먹이고 싶은 자(학부모)우유. 완전한 식품, 더 이상 가치를 논할 필요도 없는 음식이다. 아래의 식품구성자전거를 보라! 과일류에 근접한 비율로 권장되고 있다. 공동구매하면 가격도 참 싸다. 200ml짜리 하나 사려면 마트에서 700원, 편의점에서 900원 줘야 하는데 학교는 490원이다. 요즘 같은 물가에 이 값이면 핫딜이다.
돈 없어서 신청 못하는 애는 어떡하냐고? 걱정 마시라. 차상위, 기초생활수급, 기타 소득군 등 어려운 가정을 위한 복지 예산이 따로 있다. 희망하는데 못 마실 일은 없다. 누구는 백만 원이 넘는 성장호르몬 주사도 맞히는데 하루 500원도 안 하는 천연 발육제를 어떤 엄마, 아빠가 마다하겠는가?
사실 쌤들이 알아서 건강관리를 해주니까 제일 편하다. 집에서 아기 키워본 사람들은 알 거다. 자식들에게 몸에 좋다는 거 챙겨 먹이려고 하면 생난리를 친다. 도망가고, 고개 돌리고, 손을 내젓는다. 싫다는데 눈물, 콧물 짜면서 억지로 넣을 수도 없고 곤란하다. 욕심인걸 알면서도 천사 같은 선생님들께 비타민C, 오메가3, 프로폴리스도 좀 부탁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