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
김동우
⑤ 코펠/버너 : 코펠과 버너도 중요한 장비 중 하나였는데 코펠은 무게를 줄이고 동시에 열효율을 높이기 위해 스노우피크 '티타늄 트랙 콤보'를 가져갔고, 버너는 고산에서 성능이 떨어지는 가스버너 대신 차량 휘발유를 비롯해 등유, 경유 등을 사용할 수 있는 멀티 버너인 옵티머스 '노바 플러스'를 선택했다.
⑥ 스틱 : 기존에 갖고 있던 레끼 스틱의 무게가 마음에 들지 않아 블랙다이아몬드 '디스턴스 FL 트레킹 폴'(445g)을 새로 구매했다. 이 스틱은 3단 접이식으로 배낭 속에 패킹이 가능한 제품이다. 무게만 따졌다면 블랙다이아몬드의 '울트라 디스턴스 트레킹 폴'(최대 중량 270g)이 낫지만 강도에서 무리가 있었다.
⑦ 옷 : 옷은, 고어텍스 재킷을 비롯해 기능성 의류로 모두 채웠다. 여행 중 등산복만 입고 다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⑧ 기타 : 이 밖에도 고도, 방위, 기압 등을 알려주는 순토시계도 매우 유용한 장비 중 하나였다.
출발일 공항에서 달아 본 배낭의 무게는 메인 배낭이 17kg, 보조 배낭이 5kg 정도였다. 값비싼 트레킹 장비가 모이니 상당한 액수였다. 보통 여행자들은 작은 보조배낭을 애지중지한다. 그 안에 노트북이나 카메라 등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내 경우에는 고가 트레킹 장비가 많았기 때문에 메인 배낭이 몇 배 더 귀중했다.
다음은 세계일주 준비물 목록
① 트레킹 장비 : 배낭 2개, 배낭레인커버, 침낭, 텐트, 에어매트리스(써머레스트 네오에어 트레커), 휘발유 버너와 연료통, 코펠, 날진 수통 1리터, 트레킹 스틱, 헤드 랜턴(페츨), 티타늄 수저, 장갑 2개, 맥가이버 칼, 모자 3개(하나는 동계용), 버프 1개, 선글라스(오클리), 드라이쌕, 정수제(60알), 잠발란 중등산화 라싸, 경량 트레킹화, 순토시계
② 의류 : 고어텍스 재킷(아크테릭스 베타 AR), 고어텍스 오버트라우저(아크테릭스), 경량 다운 재킷(몽벨 필 파워 1000), 폴라포리스 몽키 재킷(마운틴하드웨어), 기능성 반팔 2벌(파타고니아 등), 기능성 긴팔 2벌(파타고니아 등), 바지 2벌(파타고니아, 마무트), 반바지 1벌(콜롬비아), 폴라텍 소재 집티 1벌(노스페이스), 쿨맥스 소재 동계용 내의 아래위 한 벌(K2), 기능성 팬티 3장, 스마트울 등 기능성 양말 3켤레
③ 전자기기 : 넷북(마우스, 어댑터 포함), 사진 백업용 USB 메모리 64기가(2개), 카메라 루믹스 GX-1(배터리 3개, 충전기, 메모리카드, 융 포함), 휴대폰(충전기 포함)
④ 소품 : 자물쇠(3개), 각종 약(2봉지), 수지침, 모기약, 치약, 칫솔, 손거울, 지갑, 여권, 황열병 예방접종 카드, 은행카드, 비밀 주머니 겸용 허리벨트, 복대, 화장품 및 선크림(화장품은 샘플로 나온 걸 여러 개 챙겼다), 손톱깎이, 슬리퍼
출발 전 미리 짐을 챙겨봤다. 가져가고 싶은데 무게 때문에 고민스러운 장비가 한둘이 아니었다. 트레커에게 장비는 여자들의 명품 가방과 같은 존재다. 그 유혹을 떨쳐내지 못하고 조금 과하게 준비를 했다. 이런 욕심이 낳은 장비는 시간이 흐를수록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했다. 결국, 두바이와 카이로에서 불필요한 짐을 한국으로 보낼 수밖에 없었다.
도저히 가져갈 수 없었던 동계용다운 재킷(노스페이스 히말라야)과 하의(마무트 알토 팬츠) 등은 남미 최고봉 아콩카구아 등정을 위해서 친구에게 맡겨 놓고 여행을 시작했다. 또 넷북, 카메라 도난에 대비해 기존에 쓰던 노트북과 값싼 똑딱이 카메라 한 대도 친구에게 보관을 부탁했다.
장기 해외 트레킹을 계획했다면, 국내 트레킹을 다닐 때와는 확연히 다른 구성으로 짐을 꾸려야 한다. 국내 트레킹에서는 절대로 배낭에 들어갈 일이 없는 노트북이나 넷북이 필수고, 사계절 의류가 필요하다. 무게가 부담될 수밖에 없다. 최소한의 장비로 최대의 효율을 낼 수 있는 것들로 배낭을 채워야 하는 이유다.
평소에 돈을 좀 더 쓰더라도 경량 제품에 투자하면 여행 직전 장비 구매에 들어가는 자금을 상당 부분 절약할 수 있다. 무게는 아무리 가벼워도 지나치지 않다.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추가한다면, 세상에 싸고 좋은 장비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