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릉신시장을 설명하는 박형진 부단장정릉신시장이 원래부터 이런 모습이었던 것은 아니다. 평범한 동네장에 ‘신시장’이라는 이름이 붙고 변화하게 된 건 지난 2014년부터. 서울시의 서울형 신시장 육성 사업의 일환이다.
정대희
정릉신시장이 원래부터 이런 모습이었던 것은 아니다. 평범한 동네장에 '신시장'이라는 이름이 붙고 바뀌기 시작한 건 지난 2014년부터. 서울시의 서울형 신시장 육성 사업의 일환이다. 서울시는 정릉시장을 포함해 신창시장, 길동시장, 신원시장, 길동시장 등 5개의 시장을 사업 대상으로 택했다.
이전까지 지자체가 이끄는 시장 육성 사업은 외관을 꾸미는 하드웨어 중심이었지만, 서울형 신시장 육성 사업은 달랐다. 사업단은 시장의 외관을 정비하고 일시적으로 손님을 끄는 것이 아니라, 시장과 지역이 지속적으로 어우러지는 것을 원했다. '시장을 활성화 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부터 고민했다.
"'활성화'의 의미가 본래 기능을 살려내는 활동이더라고요 '시장이 어떤 기능을 가지고 있나', '시장이 가지고 있는 기능을 살려내려면 어떤 일을 해야 할까'에 대해 초점을 맞췄어요."
사극 드라마만 봐도 시장의 역할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데 그치지 않는다. 시장은 소비자와 판매자가 함께 교류하는 공간이다. 뿐만 아니라 시장은 동네 주민들이 모이고, 소문이 돌고, 마을의 이야기가 결집되는 하나의 '미디어'다. 남사당패가 신나게 공연을 펼쳤던 곳도 시장이다. 시장은 소비의 공간이자 미디어, 그리고 문화예술 활동 무대다. 사업단은 시장의 다양한 가능성에 주목했다.
"우리가 현재의 시장만 바라봐서는 답이 없다고 생각했어요."이렇게 탄생한 정릉신시장의 브랜드 네임이 '정릉 마을인시장'이다. 박 부단장은 "마을이면서 시장이고, 시장이면서 마을인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시장 상인의 상당수는 정릉 거주민. 이들이 주민으로 30, 40년을 살아온 마을을 품는 시장을 만드는 것이 사업단의 목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