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재의 다른 글 지난 23일 제가 있는 경남꿈키움학교에서는 학생회 및 기숙사 사생회 선거가 있었습니다. 후보들은 정해진 기간에 선거운동을 했고 5교시에 합동 유세를 했습니다. 유세가 끝난 후 전교생과 다양한 질의 응답시간을 가졌습니다. 예리한 질문을 하는 아이들도 있었고 후보들은 성의껏 답변했습니다.이번 선거에서는 학생회장 후보 및 부회장 후보는 단일후보였으며 기숙사생장은 두 명의 후보가 나왔고 부사생장후보는 단일후보였습니다. 선거하면 경선이 재미있죠. 그래서 이번 선거의 백미는 사생장 선거였던 것 같습니다. 두 명의 후보는 상대 후보를 비방하지 않으며 나름의 정책선거를 표방했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공약이 미비했다는 것입니다. 아이들 대부분의 약속은 '학생이 행복한 학교, 공동체가 행복한 학교가 되는 데 노력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공약에 대해 질문한 것이 많았으나 후보들은 '지키지 못할 선심성 공약은 아예 안 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고 답변한 아이도 있었습니다. 아무튼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선거는 진행되었고 아이들도 진지하게 선거에 참여했습니다.한 학생이 질문했습니다."선생님, 아무도 찍고 싶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저는 대답했습니다. "아무도 찍고 싶지 않다면 그것은 참 슬픈 일입니다. 그 말은 후보자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말로도 들리는데, 맞나요?""네.""그렇다면 그 질문을 한 학생이 후보자로 나왔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내가 생각하는 일을 할 후보가 없다면 본인이 나와서 일을 직접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리고 공동체를 위해 봉사하겠다는 마음으로 입후보한 후보들에게 찍을 사람이 없다는 말은 좀 잔인한 말 같습니다. 윈스턴 처칠은 말했습니다. '모든 나라는 그 나라 국민 수준에 맞는 지도자를 가진다'고요. 여러분들이 찍을 사람이 없다는 것은 자신이 용기없음을 뜻하는 말 같기도 합니다.""네, 선생님. 알겠습니다."저는 계속 말했습니다. "여러분이 찍는 후보가 당선되든 당선되지 않든, 여러분의 한 표는 책임을 지게 됩니다. 여러분이 지지한 후보가 당선되었는데 제대로 못 한다면 그 후보를 찍은 여러분에게도 책임이 있는 것입니다. '내가 너를 찍은 이유는 더 잘하는 것을 지지하기 때문이었는데, 이렇게 하면 어떡하느냐'고 여러분은 항의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단지 당선을 위한 표 행사가 아니라 나는 너를 지지하고 네가 잘하기를 바란다. 물론 내가 함께할 것이다'라는 뜻도 담겨 있는 것입니다.""네."아이들은 진지하게 답변했고 선거는 시작되었습니다. 선거인 명부 확인, 투표, 개표까지 함께한 아이들 큰사진보기 ▲선거인 명부를 확인 하는 아이들김용만 아이들은 선거인 명부에서 자신의 이름을 찾아 서명했고 서명용지를 받았습니다. 줄을 서서 기표소에서 기표했습니다.올해 선거에서는 기표소를 빌리지 못했습니다. 요즘에는 선거관리위원회에 미리 연락하면 기표소 등 실제 선거에 사용되는 물품들을 빌릴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아이들은 선거라는 일에 대해 더 진지하게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큰사진보기 ▲기표소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 아이들김용만 선거가 끝나고 선거관리위원들이 모여 개표를 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후보들도 참관했습니다.학생 수가 많지 않기에 한 시간 정도에 모든 개표는 끝이 났습니다. 당선자들은 기뻐했고 낙선한 아이도 당선자를 격려했습니다. 대표자를 뽑는다는 것은 여러 의미가 있습니다. 큰사진보기 ▲개표하는 선거관리 위원회 아이들김용만 학교 선거는 최소한 자신들의 대표를 뽑아 '모두의 행복을 위해 힘써달라'는 지지의 표현입니다. 이로써 경남꿈키움학교의 2016학년도 학생회 및 사생회가 꾸려졌습니다. 당선된 아이들은 당선의 기쁨은 잠시, 책임감으로 비장한 표정을 보이기도 했습니다.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입니다. 올바른 절차와 올바른 방법으로 선출된 이들은 개인의 사리사욕이 아니라 자신을 믿고 지지해준 이들을 대표하여 곧은 정치를 해야 합니다.작은 학교에서의 선거였지만 감동적인 선거였습니다. 아이들은 이번 선거로 또 다른 책임을 배웠을 것입니다. 민주 시민으로서 아이들의 성장은 계속됩니다. 덧붙이는 글 개인블로그에도 탑재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대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경남꿈키움학교 #학생회 선거 #학생회장 #사생회장 #선거 추천3 댓글 스크랩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2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구독다음 채널구독 10만인클럽 10만인클럽 회원 김용만 (yesyong21) 내방 구독하기 경쟁보다는 협력, 나보다는 우리의 가치를 추구합니다. 책과 사람을 좋아합니다.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내일의 걱정이 아닌 행복한 지금을 삽니다. 이 기자의 최신기사 장보기 겁나는 시대, 학교 급식엔 문제 없을까? 구독하기 연재 이런 교육 어때요 다음글23화"아이들이 어리니까 못할 것이다? 물꼬를 터주세요" 현재글22화선거를 배운 학생들, 후보는 '비방 없는 정책선거' 이전글21화용광로 같은 아이, 마음의 소리를 들어봅시다 추천 연재 난 늙을 줄 몰랐다 늙음은 자전거 타는 친구가 줄어들고, 저녁 자리에도 술이 없다는 것 윤석열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박근혜 탄핵 때와 유사...지역에서 벌어지는 일들 제주 사름이 사는 법 "대통령, 정상일까 싶다... 이런데 교회에 무슨 중립 있나" 이태원 참사 생존자의 이야기 "사과하기 위해 왔습니다" 그날 서점은 눈물바다가 됐다 SNS 인기콘텐츠 의대 증원 이유, 속내 드러낸 윤 대통령 발언 쌍방울 김성태에 직접 물은 재판장 "진술 모순" [이충재 칼럼] '김건희 나라'의 아부꾼들 "끝내자 윤건희, 용산방송 거부" 울먹인 KBS 직원들 한강, 노벨상 수상 후 첫 공개행보 "6년간 책 3권 쓰는 일에 몰두" 영상뉴스 전체보기 추천 영상뉴스 "망언도 이런 망언이..." 이재명, 김문수·김광동·박지향 파면 요구 국무총리도 감히 이름을 못 부르는 윤 정권의 2인자 용산 '친오빠 해명'에 야권 "친오빠면 더 치명적 국정농단" AD AD AD 인기기사 1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2 쌍방울 김성태에 직접 물은 재판장 "진술 모순" 3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4 "2천만원 깎아줘도..." 아우디의 눈물,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딜러사와 떠나는 직원들 5 한강 작가를 두고 일어나는 얼굴 화끈거리는 소동 Please activate JavaScript for write a comment in LiveRe. 공유하기 닫기 선거를 배운 학생들, 후보는 '비방 없는 정책선거'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밴드 메일 URL복사 닫기 닫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취소 확인 숨기기 이 연재의 다른 글 24화아이와 학교가 함께 성장하는 학교 23화"아이들이 어리니까 못할 것이다? 물꼬를 터주세요" 22화선거를 배운 학생들, 후보는 '비방 없는 정책선거' 21화용광로 같은 아이, 마음의 소리를 들어봅시다 20화우리 아이들은 이렇게 성장합니다 맨위로 연도별 콘텐츠 보기 ohmynews 닫기 검색어 입력폼 검색 삭제 로그인 하기 (로그인 후, 내방을 이용하세요) 전체기사 HOT인기기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미디어 민족·국제 사는이야기 여행 책동네 특별면 만평·만화 카드뉴스 그래픽뉴스 뉴스지도 영상뉴스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대구경북 인천경기 생나무 페이스북오마이뉴스페이스북 페이스북피클페이스북 시리즈 논쟁 오마이팩트 그룹 지역뉴스펼치기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강원제주 대구경북 인천경기 서울 오마이포토펼치기 뉴스갤러리 스타갤러리 전체갤러리 페이스북오마이포토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포토트위터 오마이TV펼치기 전체영상 프로그램 쏙쏙뉴스 영상뉴스 오마이TV 유튜브 페이스북오마이TV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TV트위터 오마이스타펼치기 스페셜 갤러리 스포츠 전체기사 페이스북오마이스타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스타트위터 카카오스토리오마이스타카카오스토리 10만인클럽펼치기 후원/증액하기 리포트 특강 열린편집국 페이스북10만인클럽페이스북 트위터10만인클럽트위터 오마이뉴스앱오마이뉴스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