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박사의 경배피터 브뤼겔 2세, ‘동방박사의 경배’, 베네치아 코레르 박물관. 북유럽 최고의 풍속화가 집안답게 동방박사의 경배를 겨울 풍경으로 묘사해 놓았습니다.
박용은
역시 그의 작품, '동방박사의 경배'가 예고도 없이 눈앞에 나타났습니다. 예수 탄생의 순간 별의 움직임을 보고 경배를 드리기 위해 베들레헴의 마굿간까지 찾아왔다는 동방박사의 이야기는 수많은 작가들에 의해 수없이 많이 그려졌습니다.
그런데, 브뤼겔의 이 그림은 보는 이로 하여금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듭니다. 바로 배경이 눈 쌓인 겨울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북유럽의 풍속화를 그린 집안이라는 점과 예수 탄생, 즉 크리스마스가 겨울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납득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또, 이 작품은 벨기에 '왕립 미술관'에 있는, 저 위대한 아버지 피터 브뤼겔의 '베들레헴의 인구 조사'와 거의 같은 구도로 그려져 있어 모작으로 오해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두 작품은 인구 조사를 위해 베들레헴에 도착한 마리아와 요셉이 마굿간에서 예수를 낳았다는 성경의 내용을 차례로 그림에 옮긴 것입니다.
말하자면, 아버지와 아들이 당시 플랑드르를 배경으로 예수 탄생 연작으로 제작한 것이지요. 중심 소재를 화면의 한 구석에 배치하는 브뤼겔 집안 특유의 장면 구성이 보는 이로 하여금 묘한 웃음을 자아내게 합니다.
그리고 내 눈을 의심할 작품이 또 나타났으니, 바로 히에로니무스 보스(Hieronymus Bosch 1450?-1516)의 '성 안토니오의 유혹'입니다.
(18-3, 베네치아 6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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