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훈 학생(고1), 이 학생은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삽입곡으로 유명한 ‘지금 이 순간’을 열창했다. 중간에 반주가 뚝 끊기는 사고가 있었지만, 당황하지 않고 끝까지 노래를 불러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꿈의 학교에 와서 뮤지컬 가수가 되려는 꿈을 갖게 됐다.
이민선
"간절히 바라고 원했던 이 순간 나만의 꿈이... 날 묶어왔던 사슬을 벗어 던진다…." 귀에 익숙한 음악이 들렸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삽입곡으로 유명한 '지금 이 순간'이다. '나만의 꿈이... 사슬을 벗어 던진다'는 가사가 '방황하는 별'과 참 잘 어울린다. 단정한 차림의 한 남학생이 열창하는데 표정과 몸짓에서 간절함이 넘쳐나 빨려들 것만 같다.
노래가 클라이맥스(Climax)로 치달을 때 갑자기 반주가 뚝 끊겼다. '공연 사고'다. 남학생이 김빠진다는 표정으로 서 있자 객석에서 격려 박수가 나왔다. 잠시 뒤 반주가 흐르자 이 남학생, 언제 김빠진 표정을 지었느냐는 듯 다시 열정적인 모습으로 돌아가 노래를 '완창'했다.
콘서트는 점심시간인 낮 12시 20분부터 40분까지 열렸다. 남학생 독창에 이어 합창, 그 다음엔 타악기 연주가 진행됐다. 10여 명의 학생과, 이 학생들을 지도한 교사들이 선보인 여름 소나기 같은 게릴라 콘서트였다.
콘서트가 진행되는 내내 아이들 모습을 눈여겨 보았지만, 비행 청소년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표정은 밝았고 옷매무새도 단정했다. 모범생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아이들 모습이 상상했던 것과 너무 달라 확인해 보니, 모두 학교 안에 있었고 학교 교육에도 잘 적응한 평범한 학생들이었다.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 박재호 교장(44세)한테 물었다.
"시도해 봤는데, 사실 실패했어요. 도저히 통제할 수 없었고, 그러다 보니 함께 음악을 만들 환경을 만들 수 없었어요. 수업 도중 담배 피우러 들락날락하고 수업 기간 중 폭력 사건을 일으키고 붙잡힐까 두려워 잠적한 아이도 있었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오늘 공연한 아이들은 의정부에 사는 중·고생들입니다." 방황하는 별 음악으로 교화, "결코, 포기할 수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