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부산대학교 본관 로비에 마련된 고현철 교수의 분향소를 찾은 동료 교수들이 조문을 하고 있다. 고 교수는 지난 17일 오후 총장 간선제 도입을 규탄하며 투신해 사망했다.
정민규
하루 전 총장 직선제를 요구하는 교수의 투신 사망 사건이 발생한 18일 부산대학교 교정은 깊은 침묵에 빠져있었다. 이 학교 국어국문과 고현철 교수(54)가 몸을 던졌던 본관 4층 국기게양대에는 부산대 교기가 조기로 내걸린 채 펄럭였다.
고 교수가 추락한 본관 현관 앞은 하나둘씩 놓이기 시작한 국화 다발이 제법 수북하게 쌓여있었다. 주인 잃은 고 교수의 연구실 앞엔 동료 교수들이 가져다 놓은 조화 바구니만 덩그러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고 교수의 분향소는 본관 로비에 마련됐다. 동료 교수와 학생, 동문들의 조문 행렬이 꾸준히 이어졌다.
방학을 맞아 인적이 부쩍 줄어든 교정은 이따금 검은색 근조 리본을 단 학생과 교직원들이 발걸음을 옮기는 모습이 보였다. 곳곳에는 흡사 만장처럼 보이는 검은 현수막이 군데군데 나부꼈다. 모두 전날 사퇴한 김기섭 전 부산대 총장의 직선제 폐기를 비판하기 위해 교수회가 내걸어 놓았던 것들이었다.
학내 구성원들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기자와 만난 한 교직원은 "예상치 못한 상황이라 직원들도 아직 이게 무슨 일인지 실감을 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같은 부산대 가족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일부 직원들은 고 교수의 빈소가 마련된 침례병원으로 장례 지원을 나가 있는 상태라고 했다.
직선제 유지 가능성 커진 부산대 "희생 욕되게 하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