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남씨는 66년부터 74년까지 사이공에 체류하면서 미군 용역회사 RMK와 PA&E에 다녔고, 이후 주월사령부 근처에 ‘KOREA HOUSE’를 차렸다.
김당
더 구체적인 팩트는 서울에 돌아와서 확인할 수 있었다. 66년부터 74년까지 사이공에 체류한 강영남(75)씨는 카투사 제대후 파월 기술인력으로 미군 용역회사 RMK와 PA&E에서 근무하다가 환전(역송금)으로 큰돈을 벌었다. 그 돈으로 시내 중심가에 있는 주월사령부 근처의 6층짜리 건물에 'KOREA HOUSE'(코리아 하우스)를 차렸다. 거기에 호텔, 나이트클럽, 다방, 당구장 등을 운영했는데 한때 베트남 직원 150명을 둘 만큼 번창했다.
'코리아 하우스'는 미군 보고서에 문제의 'PHAN-Tan-Gain' 스팀 배스와 함께 한국군이 미군 PX에서 빼돌리거나 한국에서 밀수한 주류를 공급하는 '블랙 마켓'의 온상으로 등장한다. 한국인을 상대로 일종의 종합 유흥시설을 운영했는데 증기탕이 없었냐는 질문에, 그는 마사지 샵을 한 적이 없고, 대신 보안대가 뒤를 봐줘 미군 부대에서 빼돌린 '슬롯 머신'을 설치해 사설 도박장을 운영하다가 단속에 걸린 적이 있다고 했다.
서울 경복고를 졸업한 그는 기억력이 비상했다. 그는 "가게가 주월사와 300m 근처에 있었고, 주월사 장교 동향을 감시하는 보안부대는 100m 근처에 있어 장교들을 다 기억한다"면서 "당시 주월사에는 대령만 33명이 있었다"고 했다. 미군 보고서 기록에 따르면, 그의 말대로 이상열 대령은 '렉스(Rex)호텔 307호'에 숙소가 있었고, 후임자인 김복동 대령도 미군 대령 숙소와 극장이 있던 렉스호텔에 머물렀다. 그는 문제의 스팀 배스에 대해 이렇게 기억했다.
- 'PHAN-Tan-Gain' 스팀 배스를 기억하는가."쭈민장이라는 사이공 시내 중심가의 불란서 식민시대에 건축한 큰 건물이었다. 사이공 시장의 다섯 번째 부인이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맹호, 백마, 청룡부대 휴가병뿐만 아니라 필리핀 군인, 태국 군인들이 이용했다."
- 그곳을 신광수씨가 운영했거나 뒤를 봐줬다는 얘기가 있다. "그 스팀 배스를 운영한 베트남 여자는 '스트롱 우먼'이었다. 사이공 시장의 다섯 번째 부인으로 경찰서장과도 다 통해서 신씨가 뒤를 봐줄 일이 없었다. 그렇지만, 그 '스트롱 우먼'과 신씨가 아주 가까운 관계였기 때문에 그 증기탕을 한국인이 운영한 것으로 소문이 났을 가능성이 있다.
당시 베트남에는 한국군 말고도 민간인들이 몇 만 명이었다. 이들이 씨를 뿌린 '라이 따이한'(베트남전 기간에 한국인과 베트남인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인)이 2만 명이었다. 그 민간인 기술자들이 다 스팀 배스 고객이었다. 군인 전용이라는 것은 있을 수도 없고, 말이 안된다. 그랬으면 다 소문이 났고 보안부대나 언론에서 모를 수가 없다."
미군 용역업체에 근무해 미군 부대를 수시로 드나든 강씨는 "베트남에서 한국군 휴가병들은 촐롱의 사창가와 증기탕 같은 유사시설을 이용했다"면서 "오히려 미군은 일부 사단들이 영내에 장병 복지시설로 '증기탕'을 운영했다"고 증언했다(이에 대해선 관련 기사 - "주월미군 영내에 증기탕 운영, 베트남 여성 50~60명 출퇴근" 참조)
이대용 공사 "쭈민장의 2층집 '스팀 배스' 압류 기사 본 적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