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최초의 기록물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넘어 넘어') 영문판 저자 중 한 명인 팀 샤록(Tim shorrock)이 26일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넘어 넘어' 영문판 재출판을 위한 국회의원 공동성명 발표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팀 샤록은 5·18민주화운동 당시 미국 행정부 고위 관리들과 전두환 신군부 사이에 오간 비밀 전문(이른바 '체로키 파일')을 공개해, 당시 미국의 5·18민주화운동 개입 전략을 밝혀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남소연
"우리(미국) 정부의 잘못을 (한국 언론 앞에서) 얘기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기자회견을 하면서 정말 부끄러웠다."
26일 오전 국회 정론관 앞, 기자회견을 막 마치고 나온 미국 탐사보도 전문 언론인 팀 샤록(Tim Shorrock)의 두 눈가가 촉촉이 젖어 있었다. 실제 그는 "기자회견 내내 거의 울 뻔했다"고 말했다.
앞서 야당 국회의원 8명은 이날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다룬 최초의 기록물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아래 <넘어 넘어>)의 영문판 재출간을 촉구하기 위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미국 정부, 전두환의 7공수여단 광주시민 폭행 결정 알면서도 지지" 지난 1999년 미국 UCLA대학에서 아시아태평양 기록물 시리즈로 출판한 <넘어 넘어>의 영문판 <광주일지><Kwangju Diary : Beyond Death, Beyond the Darkness of the Age>는 UCLA, UC샌디에고, 워싱턴주립대, 시카고대, 보스턴대 등 10여 개의 미국 대학에서 한국학 관련 교재(coursework)로 쓰였다.
그러나 UCLA 아시아연구소 출판담당자가 은퇴하고, 아시아태평양 기록물 시리즈에 대한 UCLA의 재정 지원이 끊기면서, 지난 2005년 영문판이 절판됐다.
<넘어 넘어>의 유일한 영어 번역서인 <광주일지>에는 <한국전쟁의 기원>을 쓴 한국 현대사 연구의 권위자 브루스 커밍스 시카고대학 명예교수의 서문과 <저널 오브 커머스> 기자였던 팀 샤록의 기고문 '워싱턴의 시각'(The View from Washington)이 추가됐다.
팀 샤록의 기고문에는 1996년 미국 정보공개법(FOIA)에 의해 입수한 광주항쟁 관련 미국 국무부의 비밀 해제 문건 내용이 담겨 있다. 샤록은 5·18민주화운동 당시 카터 대통령의 한국 담당 비밀대책팀과 전두환 신군부 사이에 오간 비밀 전문(이른바 '체로키 파일(Cherokee file)')을 공개해, 미국의 5·18민주화운동 개입 전략을 최초로 알렸다.
커밍스 교수는 <광주일지> 서문에서 샤록이 폭로한 '체로키 파일'을 언급한 뒤, "미국은 최고위 정책 결정 과정에서 명백히 전두환과 그 일당을 지지하기로 했다"며 "광주에서 살해되거나 고문당한 젊은이들 수백 명의 피를 그들 손에 묻혔다는 것이 명확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