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에 나온 김신혜씨는 "나는 아버지를 죽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박상규
"경찰 수사를 받는 동안 저는 인간이 아니었습니다. 저에겐 이름도 없었습니다. 경찰은 '이X' '저X'이라 부르며 입에 피가 고이도록 저를 때렸습니다. 이걸 어떻게 잊을 수 있습니까?"
보험금을 노리고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15년째 복역중인 무기수 김신혜. 그녀의 울먹임은 2시간 동안 이어졌다. 더 끔찍한 기억도 있다. 그녀는 오열하며 말을 이었다.
"제가 김OO 형사에게 맞고 있을 때 고교생들이 완도경찰서에 들어왔습니다. 그러자 김OO형사가 구타를 멈추고 제 헝클어진 머리를 정돈했습니다. 제 머리를 만지는 그 손길이 정말 소름끼치도록 싫었습니다."사람들로 가득찬 방척석 곳곳에서 울먹임과 고통스런 신음소리가 들렸다. 김신혜씨의 할아버지인 99세의 김정길옹도 연신 한숨을 토했다.
"감형-가석방 필요 없다, 아버지를 죽이지 않았다"광주지법 해남지원 형사합의1부(재판장 최창훈)는 13일 오전 11시 1호법정에서 일명 '김신혜 사건' 재심에 관한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김신혜는 법정에 출석해 경찰 수사과정에서 겪은 폭행과 가혹수사, 영장 없이 진행된 위법한 경찰의 압수수색 등을 이야기하며 "자신은 아버지를 죽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날 김신혜는 재판장 앞에서 "감형-가석방 다 필요 없다, 나는 아버지를 죽이지 않았다"며 "오직 법과 원칙에 따라 다시 재판을 받게만 해달라"고 말했다.
그녀는 "나는 죄가 없기 때문에 감옥에서 시키는 노역을 할 이유가 없었다"며 "그래서 15년 동안 모든 노역을 거부하고 나의 무죄를 주장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