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의 나보나 광장카스파 반 비텔 '로마의 나보나 광장' 개인소장
Caspar van Wittel ? private collection? The Piazza Navona, Rome (16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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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사람들, 왜 광장을 좋아할까?그래서일까요? 전날 만났던 '스페인 광장'과 '포폴로 광장'도 솔직히 적잖은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그것은 단지 많은 여행객이 찾아오는 곳이라서가 아닙니다. 위에서 말했던 다양한 기능을 가진 광장이 실제로 펼쳐졌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내 눈앞에 나타난 '나보나 광장'은 그런 유럽 광장의 전형인 듯했습니다.
고대 로마의 전차 경기장 터 위에 만들어진 길쭉한 광장 한 곳에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이해 아이들을 위한 작은 놀이 시설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광장 주위를 둘러싼 오래된 카페들과 식당들엔 사람들이 느긋하게 앉아 이야기를 나누며 음식을 먹고 있습니다.
곳곳에 악기를 연주하고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 사랑을 나누는 연인들, 친구들과 웃고 떠드는 사람들, 혼자서 책을 읽거나 휴대 전화를 보는 사람들, 물건을 파는 사람들, 피켓을 들고 자기들의 주장을 외치는 사람들, 그리고 전 세계에서 몰려든 여행객까지. 그들 모두 광장 그 자체를 호흡하고 느끼고 있습니다. 나도 그들 사이에 함께 앉아 '나보나 광장'을 느낍니다.
도로를 건너야 갈 수 있는(때로는 차벽까지 넘어야 갈 수 있는) 우리네 광장과는 달리 건물들로 둘러싸여 누구나 쉽게, 걸어서 갈 수 있는 이탈리아 특유의 광장, 즉 'Piazza'가 어떤 것인지 쉽게 이해가 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로마의 광장에는 뛰어난 예술 작품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 '나보나 광장'의 중심에는 베르니니가 제작한 '네 강의 분수(Fontana dei Quattro Fiume)'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