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는 청춘에게 빛을"... 청년 부채 탕감 선언

[현장] '청춘희년운동본부' 출범, 학자금 대출 장기 연체자 지원

등록 2015.04.06 18:04수정 2015.04.06 18:04
1
원고료로 응원
 6일 청춘희년운동본부(아래 청춘희년)는 오후 2시 국회의사당 앞에서 출범식을 열고 학자금 대출 장기 연체자를 지원하기로 했다.
6일 청춘희년운동본부(아래 청춘희년)는 오후 2시 국회의사당 앞에서 출범식을 열고 학자금 대출 장기 연체자를 지원하기로 했다.김지혜

"빛나는 청춘이 아니라 빚내는 청춘이다. 도저히 갚기 어려운 누군가의 학자금 대출을 함께 갚겠다."

학자금 대출 연체로 고통받는 청년들을 위해 '청년'들이 나섰다. 청춘희년운동본부(아래 청춘희년)는 6일 오후 2시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출범식을 열고 학자금 대출 장기 연체자를 지원하기로 했다.

청춘희년에는 희년함께, 청년연대은행 토닥, 청어람M, 기독청년아카데미, 기윤실, 교회개혁실천연대, 복음과 상황 등 7개 시민·종교 단체가 참여했다. 청춘희년은 일정 기간마다 죄나 빚을 탕감해주는 성경의 '희년'의 의미를 살린 것이다(관련 기사: "청년 부채 3천만 원 탕감"... 영화 <쿼바디스>의 기적).

"'반값 등록금' 대신 학자금 대출... 남는 건 빚뿐"

이날 이들은 학자금 대출로 고통받는 청년을 상징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학사모를 쓴 대학생들이 쇠사슬에 묶여 몸부림쳤다. 쇠사슬은 학자금이라는 빚을 상징한다. 이때 청춘희년이란 팻말을 쓴 사람이 나타나 이 쇠사슬을 끊어준다. 학생들은 비로소 학사모를 던지며 해방됐다.

김진회 청년연대은행 토닥 이사장은 "정치인들은 선거 때마다 반값 등록금을 외쳤지만, 지금은 아무 말이 없다"며 "빚지고 대학을 다니는 게 당연한 일인 듯 정부에서는 대출만 장려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천정부지로 치솟는 대학등록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도저히 갚기 어려운 누군가의 학자금 대출을 함께 갚음으로써 그들에게 작은 희망이나마 찾아주고 싶다"고 전했다.

이혜진 청년연대은행 토닥 사무국장은 "선배 세대에게 맨주먹으로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며 "그러나 우리가 그 맨주먹 상태가 되려면 몇 년을 죽은 듯이 살아야 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그렇지 않아도 무거운 삶의 무게를 학자금 대출이 두세 배 늘려준다"며 "'그러게 왜 갚지도 못할 돈을 빌렸느냐'는 비난까지 가슴에 얹고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남기업 희년함께 공동대표도 "청년들에게 이렇게 고통스러운 시대는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남 대표는 "청년들은 불행한 상황에 대한 책임을 모두 자기 탓으로 해석하며 지낸다"며 "청춘희년은 이들에게 공감하고 연민하는 데서 대안을 찾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학자금뿐 아니라 주거 대출을 장려하는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거셌다. 임경지 '민달팽이 유니온' 위원장은 "정부는 2009년부터 한국장학재단을 통해 대학생들에게 대출을 대폭 확대했다"며 "나 또한 그 당시 대출을 받았고 지금 남은 것은 빚뿐이다"라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청년들이 살기 힘들다고 외치니 박근혜 정부와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월세 대책을 내놓았다"며 "학자금 대출, 월세 대출 정책 등 대출을 확대하는 것은 '언 발의 오줌 누기'"라고 비판했다. 이어 "청년들이 자신보다 더 어려운 청년들의 부채 탕감을 위해 나섰다"며 "정부는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반성하고 이에 화답하는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춘희년은 앞으로 교회와 사회를 대상으로 열악한 환경에 놓여있는 부채 청년들을 도울 수 있는 후원 구조를 만들 계획이다. 청년들이 자활하고 연대할 수 있는 네트워크 구축에도 힘쓸 예정이다. 이들은 오는 11일 오후 3시부터 2시간 동안 홍대 일대에서 거리 행진을 벌이며 청춘희년 출범을 홍보할 예정이다.
#청춘희년운동본부 #학자금대출 #민달팽이유니온 #희년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2. 2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3. 3 미 대선, 200여 년 만에 처음 보는 사태 벌어질 수도 미 대선, 200여 년 만에 처음 보는 사태 벌어질 수도
  4. 4 이창수 "김건희 주가조작 영장 청구 없었다"...거짓말 들통 이창수 "김건희 주가조작 영장 청구 없었다"...거짓말 들통
  5. 5 "민주당 지지할 거면 왜 탈북했어?" 분단 이념의 폭력성 "민주당 지지할 거면 왜 탈북했어?" 분단 이념의 폭력성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