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7월 21일 오후 서울 명동 열매나눔재단에서 희년함께, 희망살림 등이 주최한 ‘성경의 부채탕감과 한국 교회의 역할’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토론회에서 앞서 참가자들이 채무자 99명의 부채 10억 원을 소각하는 상징 의식을 치르고 있다.
김시연
"이번엔 청년 부채다."영화 <쿼바디스>가 꺼져가던 한국판 '롤링 주빌리'의 불씨를 살렸다. 김재환 감독이 기부한 3000만 원을 밑거름 삼아 학자금 대출을 갚지 못해 장기 연체자로 몰린 20·30대 청년들의 부채를 탕감해 주기로 한 것이다.
희년함께, 청년연대은행 토닥, 청어람M, 기독청년아카데미, 기윤실, 교회개혁실천연대, 복음과 상황 등 7개 시민·종교 단체는, 6일 오후 국회 앞에서 '청춘희년운동본부'(아래 청춘희년) 출범식을 열고 학자금 대출 장기 연체자를 지원하기로 했다.
김 감독 3000만 원 기부 약속 지켜... 청년 부채 탕감 '밑거름'한국 교회 실상을 비판한 다큐멘터리 영화 <쿼바디스>를 만든 김재환 감독의 기부금이 밑거름됐다. 김 감독은 지난해 12월 영화 개봉 당시 관람객 수가 1만 명을 넘기면 수익금 3000만 원을 부채 탕감 운동에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쿼바디스> 관객 수가 2만 명을 넘기자 김 감독은 이 약속을 실천했다.
청춘희년은 이 돈으로 학자금 대출을 6개월 이상 연체한 35세 미만 다중 채무자 10명을 선발해 우선 지원할 예정이다. 이후 교회와 시민의 후원을 받아 순차적으로 대상자를 늘리는 방식으로 올해 1억6000만 원 모금과 80명 지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롤링 주빌리' 운동은 지난 2011년 미국 '월가를 점령하라' 운동 당시 헐값에 거래되는 부실채권시장을 고발하는 데서 출발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4월부터 '희망살림'이 중심이 돼 10년 이상 연체된 장기 부실채권 51억 원 정도를 대부업체에서 매입하거나 기부받아 소각했다.
일정 기간마다 부채를 탕감해주던 성경의 '희년' 개념과도 일맥상통해 희년함께 등 종교단체도 후원 활동에 나섰지만, 후원금이 500만~600만 원 정도에 머문 데다 부실 채권 매입도 벽에 부딪혔다. 이에 부채 탕감 운동 대상을 학자금 대출 연체자로 전환한 것이다.
학자금 대출 6개월 이상 연체 5만8000명... 개인워크아웃 신청도 증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