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 강화을 지역 민심의 향방은 오는 29일 재선거를 통해 결정된다. 사진은 강화 풍물시장 모습.
남소연
강화읍 인근 동네 경로당과 재래시장 등에서 만난 주민 다수는 재보선 소식을 이미 알고 있었다. 언제 열리느냐는 질문에 "29일"이라고 척척 답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주민들은 출마한 후보들의 이름을 쉽게 떠올리진 못했다. 오히려 재선거의 단초를 제공한 안덕수 전 의원을 떠올렸다. 그 사람 만한 인물이 이번에는 없다는 게 중론이었다. 안 전 의원은 강화에서 태어나 군수까지 지낸 전형적인 지역 토박이다. 19대 총선 당시 그는 서구 검단 지역에서 4000여 표 차이로 신동근 후보에게 뒤졌지만, 강화 지역에서 1만2000표나 앞서 총 8000표 차이로 승리해 국회에 입성했다.
강화 풍물시장에서 나물을 파는 유인혜(80)씨는 안 전 의원의 의원직 상실에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다.
"안덕수 의원님이 참 마음에 들었는데…. 마음 아파서 어떡하나. 지금은 그분만큼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어." 유씨는 "아직 누구를 뽑을지 못 정했다, 누가 나오는지도 잘 모른다"라고 했다. 심지어 1번 후보를 이경재 전 의원으로 잘못 알고 있었다.
약재상인 김아무개(55)씨는 "안덕수 그 양반은 군수 때부터 지역을 살뜰히 챙겼는데 이번에는 그런 사람이 안 보인다"라며 "그나마 신동근 후보가 몇 번 (선거에) 나와서 돌아다녔으니 조금 유리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씨는 "강화도에는 새누리당 당원이 많아서 2번이 당선되는 건 만만치 않은 일"이라며 "아무리 봐도 이번 선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라고 관측했다. 그는 "친구가 새누리당 당원인데, 오늘 개소식에 사람들이 많이 왔다더라"고도 전했다. 이날 안상수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참석했다.
여당이냐 야당이냐를 두고 고민하는 유권자는 김씨만이 아니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남성(79)은 "안 전 의원이 나왔을 때는 다들 무조건 '1번'이라고 말하고 다녔는데, 이번에는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없다"라며 "1번과 2번 둘 다 각각 장단점이 있으니 말들을 꺼려 한다"라고 전했다.
그는 "신동근 후보는 지역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것 같아서 마음에 드는데, 1번이 아닌 게 좀 걸린다"라며 "지난번에는 안 전 의원님을 뽑아줬지만 이번에는 모르겠다, 아직 (지지하는 마음이) 반반"이라고 속삭였다.
반면, 석아무개(75)씨는 야당에 표를 줄 수 없다는 마음이 조금 더 강했다.
"우리는 무조건 1번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이야. 신동근이 열심히 뛰기는 하는데, 2번이라 안 돼. 여기서는 죽어도 2번 달고는 못 해. 박근혜 대통령님이 1번이시잖아. 그러니 안 되지."이장 출신인 한 남성은 "예전보다는 신 후보한테 분위기가 좋은 건 사실이지만, 강화는 여전히 당을 보고 뽑는 경향이 세다"라면서 "이번 선거는 당을 볼 것이냐, 사람을 볼 것이냐의 싸움"이라고 전망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5
공유하기
'새누리 표밭' 강화... "이번에는 모르겠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