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에바 부에나센터에서 열린 미디어 행사에서 스마트 시계 애플 워치를 선보였다.
애플
스티브 잡스와 함께 애플의 '마법'도 사라진 것일까? 팀 쿡이 야심차게 내놓은 스마트 시계 '애플 워치' 초기 반응이 신통치 않다.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등장하자마자 기립 박수를 받았던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애플 제품 디자인을 책임진 조너선 아이브 수석 부사장은 지난해 9월 "애플 워치가 스위스 시계 산업을 곤경에 빠뜨릴 것"이라고 큰소리쳤다. 실제 18K 골드를 사용해 최고 1만7000달러(약 1900만 원)에 이르는 '애플 워치 에디션'의 가격만큼은 웬만한 명품 시계와 맞먹는다.
애플 워치 때문에 곤경? 스위스 시계 '반격' 준비 중과연 애플 워치의 진짜 경쟁 상대는 삼성이나 LG, 소니가 아닌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인 걸까? 오는 19일 스위스 바젤에서 개막하는 세계 최대 시계 박람회 '바젤 월드'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시계업계에서 스마트워치의 등장은 1970년대 '쿼츠(Quartz)' 파동에 곧잘 비유된다. 태엽으로 움직이는 기계식 아날로그 시계가 대세이던 당시, 일본 세이코에선 태엽 대신 전지로 움직이는 전자시계를 개발했다.
이후 중저가 시계 시장을 중심으로 기계식 시계가 몰락하고 쿼츠 시계가 대세로 자리 잡았지만 중고가, 명품 시장을 중심으로 기계식 무브먼트(시계 구동 장치)가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시간을 확인하는 시계의 고유 기능 못지않게 '패션'과 디자인이 중요한 구매 포인트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애플 워치도 아날로그 시계에 들어가는 '용두'를 살리고 남녀용 시계처럼 2종류 크기에 워치, 스포츠, 에디션 등 다양한 모델과 시곗줄(스트랩)을 선보여 기능 못지 않게 '패션'을 강조했다.(관련기사:
아이폰6-애플워치, '고집' 꺾고 '패션' 입다)
굳이 경쟁 상대로 스위스 명품 시계를 겨냥한 것도 삼성, LG, 소니, 패블 등 기능성을 앞세운 스마트워치 선발주자들과 차별화하겠다는 의미다.
이에 발 맞춰 전통적인 시계업체들도 스마트워치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애플 워치 등장으로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스위스 시계 브랜드 '스와치'도 스마트 기능을 갖춘 스마트워치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명품 브랜드 태그호이어도 이번 바젤 월드에 스마트워치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들은 전통적인 아날로그 시계 디자인은 최대한 유지하면서 스마트 기능을 접목한 하이브리드형 제품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이른바 시계 브랜드와 스마트워치 제조사들의 '컬래버레이션(협업)'이다.
아날로그 시계인지 스마트워치인지... 하이브리드가 대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