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신촌 일대를 주름잡던 독수리다방은 스타벅스 등 프랜차이즈 카페에 밀려 2005년 폐업했다가 2013년 다시 문을 열었다. 사진은 프렌차이즈 카페가 즐비한 신촌 거리.
권우성
서울 연세대 정문 앞에서 지하철 2호선 신촌역까지 500m에 이르는 걷고 싶은 거리에는 대기업 간 커피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스타벅스의 경우 1999년 이대점 1호점 개장 이후 한국 시장에서 영역을 넓혀갔다.
지난 2011년에 방한한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은 당시 "한국 스타벅스 점포 수를 5년 내 2배 700개로 확대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의 말처럼, 현재 스타벅스 본사는 전국 60여 개 도시에서 730여 개 모든 매장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2012년 공정거래위원회는 본사에 비해 힘이 약한 가맹점주들의 영업 지역을 보호하기 위해 대표 프랜차이즈 업종에 대해 가맹점 간 거리 제한을 발표한 바 있다. 커피 전문점은 500m내 신규 가맹점을 내지 못하게 한 것. 이러한 거리 제한은 지난해 폐지됐지만, 스타벅스, 커피빈 등은 직영점으로 운영돼 애초부터 제한조차 받지 않았다. 브레이크 없이 매장수를 늘릴 수 있었던 셈이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지난해 스타벅스를 포함한 대기업 커피 업계 8개사와 휴게음식업중앙회가 상생 자율 협약을 체결했다"며 "민간을 중심으로 한 자율 협약의 최초 사례로 커피 전문점의 상생과 동반 성장을 위한 발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휴게음식업중앙회는 가맹점이 아닌 단독 점포에서 커피, 아이스크림, 피자 등을 판매하는 전국 4만여 명의 자영업자들로 이뤄졌다. 회원의 45∼50%가 커피를 취급하고 있다.
또 "스타벅스 매장은 지역 골목 상권이 아닌 유동 인구가 많은 접근성과 편의성이 높은 대형 상권을 중심으로 위치해 있다"며 골목 상권 침해가 아님을 강조했다. 이어 "일부 스타벅스 매장을 중심으로 주변 상권이 동반적으로 활성화되기도 한다"며 "새로운 유동 인구와 소비층 유입을 이끌어내는 장기적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실상은 어떨까.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점으로 도배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촌역을 둘러보면 스타벅스 매장만 8개에 달한다. 이뿐 아니라 '걷고 싶은 거리' 대로변에는 엔제리너스커피, 투썸플레이스, 탐앤탐스, 파스쿠찌 등 대형 커피 전문점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국내·외 내로라하는 커피 브랜드는 대부분 출점한 셈이다.
신촌의 한 부동산 중개업자 A씨는 "소규모로 신촌에서 카페를 차린다고 하면 나서서 말린다"며 "신촌의 경우 건물 2~3층을 통째로 사용하는 대형 브랜드 카페가 많아서 경쟁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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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고전은 장사접는 날'... 독수리다방이 살아남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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