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의 한 오락실. 과거 오락실에는 의자에 앉아 조이스틱을 누르며 하는 게임들이 대부분이었다.
김지혜
1999년, 오락실에 신기한 물체가 등장했다. 음악에 맞춰 상하좌우가 그려진 발판 위를 뛰노는 오락기가 등장한 것이다. 당시 의자에 앉아 손으로 조이스틱을 누르면서 블럭을 쌓거나 장풍을 쏘던 게이머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바로 일본 코나미사가 만든 '디디알(DDR, 댄스 댄스 레볼루션)얘기다.
과거 DDR은 일본에서 국내 상륙과 동시에 열풍이 불었다. 노래와 춤을 좋아하는 한국인에게 DDR은 최고의 오락이었던 것. 당시 언론 보도를 보면 그 인기를 짐작할 만하다. 집에서 DDR을 하는 사람이 늘어 아파트마다 소음문제로 다툼이 일어나는가 하면, 발목을 다쳐 병원을 찾는 사람이 급증했다는 웃지 못할 사연들도 등장한다.(1999. 12. 15. 경향신문 <낮이고 밤이고 쿵쿵, "제발 잠좀자자" DDR 때문에···>)
그러나 흥행은 오래가지 못했다. DDR 전용방이 생기는 등 붐이 일었지만 불과 3년 만에 사그라들었다. '스타크래프트'와 '리니지'등 온라인 게임이 대세를 잡았기 때문이다. PC방 문화가 급속히 퍼지면서 DDR은 그렇게 대중들의 눈앞에서 사라졌다.
그런 DDR이 최근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지난 1월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이하 토토가)' 편을 통해서다. DDR 콘셉트의 무대 바닥과 화면에 DDR 특유의 화살표 발판이 쓰이면서 향수를 불러일으킨 것.
실제로 가정용 DDR을 판매하는 아이에스티몰(ISTmall) 관계자는 "하루 평균 10~20개 정도 팔렸지만 토토가 방송 이후로 2~3주간 두 배 이상 주문량이 늘었다"고 말했다. 모바일게임 등 셀 수 없이 많은 새 게임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추억을 잊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여전히 DDR을 기억하는 사람들을 따라가봤다.
'비비는 맛' 찾는 DDR 마니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