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매일 작업하고 있네요알아서 큰 책 만들기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김순희
"샘~ 우리 올해 새 책 하나 만들어야 하는데….""네, 안 그래도 큰 책(빅북) 새로 작업 들어가야 할 낀데, 우짤란가 싶었네요.""이번에는 쪽수를 좀 늘리가(늘려서) 만들어야겠네요, 샘.""방학 동안 샘들이 자주 나와가(나와서), 얼릉 함 만들어보이소.""알았심더. 요거 몇 달 걸리겠지만 바짝 하믄 올 봄에 공연 함 할 수도 있을 것 같고….""암튼 샘들만 믿어요. 우짜든동 자주 나와서 맹글어보입시더."빅북구연 샘들이 새 책을 만들겠다고 합니다. 저로서는 듣던 중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지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새 책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는데, 책을 만든다는 게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라 언제쯤 시작하나 보고 있던 참이었지요.
큰 책 한 권을 제작하는 데 석 달 정도 걸립니다. 이것도 꾸준히 작업을 했을 경우에 그렇습니다. 큰 책 제작에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해서 처음 시작할 때 심혈을 기울여 만듭니다. 어린 꼬마들이 좋아할 만한 책으로 선정하여 더 재미있게 실감나게 책을 만들어보겠다고 의견이 나눕니다.
새로운 큰 책도 작업에 들어가고, 방학이어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체험프로그램도 하고 있는 도서관은 바쁩니다. 학교 방과 후 수업에 참여하는 아이들, 학원을 다니는 아이들도 틈틈이 도서관에 들르지만, 누구보다 혼자서 방학을 보내야 하는 아이들에게는 도서관만큼 좋은 친구가 없을 것입니다.
아침마다 도서관 문을 열고 들어오는 한 형제는 항상 읽고 싶은 책 한두 권을 읽고 서로 똑같이 자신이 읽을 책을 권수에 맞게 빌려갑니다. 형이라서 자기가 읽고 싶은 책으로 몇 권 더 빌리겠다고 하지도 않고, 항상 똑같은 권수를 빌려가지요. 이런 아이들이 도서관을 찾아와 책을 빌려갈 때면 참으로 흐뭇합니다.
"오늘도 만화책 가득 빌려가네.""네에.""그래도 담엔 동화책도 하나 빌려가제이?""네…."만화책만 가득 빌려가는 아이에게 동화책을 권하니 풀 죽은 목소리로 간신히 대답합니다. 괜한 얘기를 했나 싶기도 하고, 무안함에 잠시 말을 잃고 있다 두 사람 모두 그냥 웃었습니다.
책 보러 오는 사람들이 많아야 진정 도서관다운 도서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