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수업 듣는 어머니의 정성이 가득합니다더 좋은 수업과 좋은 책 많이 읽게 해달라는 의미겠죠
김순희
"샘~, 샘 자리에 없을 때, 어떤 책 빌리러 오는 분이 이걸 주고 갔어요.""아이고~ 이게 뭡니꺼? 케이크 아인교?""네~ 항상 책 빌리러 오는 분인데, 그동안 고마웠다고 이걸 주고 갔네요."꼬마 아이들이 다녀간 다음 날, 책상 한쪽에 케이크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습니다. 도서관 이용자 한 분이 일 년 동안 고맙게 책을 잘 빌려보았다면서 주고 간 모양입니다. 당연하게 한 일을 한 것뿐인데 이런 고마움을 안고 계시다니, 새삼 저희가 숙연해졌습니다. 한 해를 마무리 하는 것이 항상 씁쓸한 뭔가를 남겨주었는데, 그래도 올해는 제대로 열심히 잘 보낸 것 같습니다.
아, 그러고 보니 그날은 도서관 마치는 시간에도 한 이용자 분이 호일에 뭔가가 싸인 걸 내놓으셨습니다. 독서수업 마지막 날이라 아이들과 함께 도서관 샘들이랑 나눠 먹으려고 가지고 오셨다는데, 이미 수업은 끝나고 아이들이 돌아간 상태여서 도서관 샘들과 함께 하나씩 나눠먹었습니다. 초콜릿이 아직도 입 안에서 달달하게 남아 맴돕니다. 초콜릿을 손수 만들어서 도서관 수업 받는 아이들에게 나눠주려고 가지고 온 이용자 분은 거의 매일 책 보러, 아니면 책 빌리러 오는 분입니다.
한 해를 마무리 하면서, 연이은 사람들에게 참으로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도서관을 통해 서로가 인연이 되어 만나고, 서로 알아가면서 큰 것이든 작은 것이든 뭔가를 나누며 산다는 것이 이렇게 행복한 일이었는지 예전에는 참 몰랐습니다. 그런 상황은 많았지만 제가 미처 깨닫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도서관에서 보내는 시간을 바라보는 마음이 달라졌기 때문에, 이제 알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유독 올해는 잔잔한 사랑을 많이 받았습니다.
물론 어려움도 있었지만 그래도 아직 우리에겐 나누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더 많기에 그다지 힘들지 않다는 것을 조금씩 깨달으며 지냅니다. 그래서 새해에는 우리 도서관이 더 많은 아이들에게, 그리고 사람들에게 정을 나누는 행복한 도서관이 되었으면 하는 꿈을 꾸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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