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티어가르텐사람들이 일광욕을 즐기고 있다.
신희완
베를린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도시가 푸르다는 점이다. '푸른 베를린'(Grünes Berlin)이라고 불릴 정도로 베를린은 자연과 도시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큰 규모의 공원과 거대한 수변 공간뿐만 아니라, 주택가의 가로수와 누군가 키우는 발코니의 식물들 그리고 주택가 공간마다 자리 잡은 공동 텃밭 등 다양한 종류의 푸른 공간이 베를린을 가득 채우고 있다.
여름이면 사람들은 도시 곳곳에 있는 호수에서 수영을 하고, 크고 작은 숲에서 하이킹을 하며 맥주를 마신다. 주로 도시 외곽에 있는 큰 규모의 호수와 숲과는 다르게 베를린 티어가르텐(Tiergarten)은 도심 한 가운데 자리 잡은 거대한 숲이다.
뉴욕의 센트럴 파크와 자주 비교되는 티어가르텐의 면적은 프랑스 동남부에 위치한 모나코 공국의 총 면적보다 클 정도다. 티어가르텐은 2010년 개장한 템펠호프 공항 공원 다음으로 큰 베를린 도심 공원이다. 우거진 숲으로 조성된 티어가르텐과 넓은 잔디밭과 넓은 활주로 등으로 탁 트인 템펠호프 공항 공원은 전혀 다른 성격의 공원이다.
티어가르텐은 과거 브란덴부르크주 선제후의 사냥터로 사용됐다. 그렇게 사냥터였던 곳은 약 200년이 지난 1742년, 사냥을 즐기지 않던 프로이센 왕국의 왕 프리드리히 2세가 건축가를 고용해 시민들을 위한 정원으로 새롭게 디자인하게 했다. 그렇게 제후와 왕의 사냥터는 시민들을 위한 도심 공원으로 변하게 됐다.
폐허가 된 공원, 이렇게 되살아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