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사고 범정부사고대책본부장인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200여일간 지속되었던 세월호 실종자 수중 수색작업 중단을 발표한 가운데, 광화문광장 농성장 천막에 실종자 9명(조은화, 허다윤, 남현철, 권재근, 권혁규, 박영인, 양승진, 이영숙, 고창석)이 가족 품으로 돌아오길 기원하며 이름이 적혀 있다.
권우성
오후가 되자 한겨레청년단, 대한민국어버이연합, 탈북난민인권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 50여 명 소란으로 농성장에는 긴장감이 흘렀다. 회원들은 먼저 서울시청 앞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농성장 철거를 요구했다. 경찰에게 막히자 일부 회원들은 서울광장 세월호 합동분향소 내 책상을 치고 의자를 집어던졌다. 그리고 "빨갱이들 당장 나가라"며 고함을 질렀다.
이후 농성장 길 건너편인 일민미술관 앞으로 이동해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경찰들은 박원순 편이냐", "나라 망치는 농성장 철거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일부 회원들이 농성장 입구까지 들어와 "너희들 당장 나가", "광장을 시민들에게 돌려줘"라며 고성을 지르며 몸싸움했다.
보수단체들의 철거 요구에도 유가족들은 기한없는 농성을 계획하고 있다. 한겨울에도 변함없이 농성장을 지킬 예정이다.
오병환씨는 "여당이나 정부가 무슨 꼼수를 부릴지 모른다"며 "유가족이나 시민들이 광화문을 거점으로 해서 국민들에게 알리고 집회를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씨는 '추운 겨울, 지내기 불편할 것 같다'는 질문에 "얼어죽어도 농성 해야 한다"며 "겨울이든 뭐든 진상조사 제대로 할 때까지 자리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보수단체 회원들을 지켜보던 이종철씨는 "이렇게 시끄럽게라도 해야 국민들이 세월호 사고를 잊지 않겠죠"라며 웃었다. '두렵지 않냐'는 질문에 이씨는 대답했다.
"두려울 게 뭐가 있어요. 내 새끼 잃은 부모들은 두려울 게 없어요."
농성장 천막은 누구 것? |
서울시는 유가족들의 농성 유지 입장을 존중하고 있다. 시는 지난 7월 14일에 유가족들의 천막 1동 외에 13동의 천막을 지원하고 있다. 시는 천막 1동에 대해서는 허가 받지 않은 불법 설치물로 변상금을 부과하고 있다.
이는 박원순 시장의 배려로 가능한 일이었다. 박 시장은 농성 4일차에 농성장을 방문해 유가족들을 위로 하고 지원을 약속했다. 이후 시는 유가족들의 건강을 위해 의료진과 구급대원을 24시간 대기시키고 시청 직원과 유가족의 핫라인(긴급전화) 개설했다. 또 필요한 천막 설치를 도왔다.
서울시 역사도심관리과 관계자는 "무단 점유에 따른 변상금이 하루에 5960원씩 부과되고 있다"며 "11일 현재까지 약 72만 원이 책정돼 있으며 농성 상황이 종료되는 시점에 유가족들에게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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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장 철거? "새끼 잃은 부모는 두려울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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