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황지현양의 가족이 떠난 다음날이자, 세월호 참사 200일을 하루 앞둔 31일, 진도실내체육관은 평소보다 더 어두웠다. 궂은 날씨만큼, 남은 실종자 가족의 얼굴도 어두웠다. 실종자 양승진(단원고 교사)씨의 아내 유백형씨가 물리치료실 부스의 침대에 걸터앉아 생각에 잠겨 있다.
소중한
실종자 권재근·혁규 부자를 기다리는 권오복씨는 뒷짐을 진 채, 체육관 이곳저곳을 거닐었다. 체육관 모니터에서 나오는 세월호 특별법 관련 보도를 보며 이런저런 말을 늘어놓던 권씨는 "지현이가 발견돼 놓았던 끈을 다시 잡았다"라고 말했다.
지현양이 발견된 4층 중앙 여자화장실은 구조 당국이 13차례 수색한 뒤, 수색 완료 선언을 했던 곳이다. 때문에 실종자 가족들은 "13차례 수색하는 동안 왜 찾지 못했나"라고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내 가족도 선내 어딘가에 있겠구나" 하는 희망을 품고 있다.
유백형씨는 "제발, 11월엔 철저히 수색작업을 진행했으면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지현양이 발견된 다음날인 10월 29일 기자회견을 열어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11월 수색방안을 전면 재검토한 뒤, 선내 전 구역을 대상으로 주도면밀한 수색계획을 조속히 수립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관련기사 :
"'수색 완료' 지점서 실종자 발견... 수색계획 재검토해야").
한편, 세월호 참사 200일째 되는 날인 11월 첫날, '기억을 새기다'라는 제목의 추모 문화제가 진도에서 열릴 예정이다. 세월호참사 가족대책위, 투게더광산 나눔문화재단, 세월호 3년상을 치르는 광주시민상주모임이 기획한 이번 문화제는 1일 오전 2시 팽목항에서 열린다.
이들은 문화제에 앞서 5m 높이의 노란리본 조형물을 팽목항 방파제에 설치하기도 했다. 조형물은 투게더광산 나눔문화재단의 후원금과 국민들의 성금을 모아 제작했다.
추석에 진도를 찾았던(관련기사 :
'13번째 진도행' 김장훈 "올 추석은 진도가 큰집") 가수 김장훈씨는 1일부터 이틀 동안 진도에 머물며 실종자 가족을 위로하고, 제39회 진도문화예술제에 힘을 보탠다. 김씨는 1일 오후 7시 진도군청 앞 철마공원에서 열리는 '군민의 날 축하의 밤' 행사와 2일 낮 12시 진도읍장에서 열리는 '진도장터 음악회'에서 공연을 할 예정이다.
10월 20일 김씨는 진도군청을 찾아 이동진 진도군수와 행사 관련 논의를 했으며, 같은 날 페이스북에 "진도에 가서 (실종자) 가족, 진도군민들과 사랑을 나누면 좀 평안해지겠죠"라고 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