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사용으로 인한 폐손상으로 폐 이식을 받은 김성태씨는 23일 국회 환경부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나올 예정이었으나, 갑자기 병원에 입원하게 되어 참고인 진술이 어려워졌다.
환경보건시민센터
- 김성태씨 건강에 대해 말해주세요. 2011년 이후에 발생한 문제 중심으로요. "먼저 2011년 8월 22일에 양쪽 폐를 이식했어요. 하지만 폐 기능이 계속 떨어져 지금은 26% 수준이에요. 보통의 경우 폐 이식 후 회복되어 퇴원하면, 운동도 하고 정상적인 활동을 통해 폐기능을 되찾게 된다고 해요. 그런데 제 경우에는 퇴원할 때 이미 폐 기능이 38% 수준 밖에 안 됐어요. 그 이후로도 계속 폐 기능이 떨어지고 있는 중이에요. 폐 이식을 하면 무조건 호흡기장애 5급이 나와요. 2년마다 검사를 하는데 2013년에는 3급으로 나빠졌어요.
아직은 집에서 산소호흡기를 사용할 정도는 아니지만 장애등급이 1, 2등급으로 떨어지면 사용해야 합니다. 그리고 신장에 문제가 생겼어요. 현재 만성신부전증 3기예요. 올해 8월 진단받았어요. 이유는 폐 이식 후 면역억제재를 너무 많이 사용해서 그렇대요. 소변 기능이 저하되는 겁니다. 조금 더 나빠져 4기가 되면 투석까지 해야 한대요. 신장수치는 정상이 1.6정도인데 저는 현재는 3.27이고 안 좋을 때는 5.7까지 나와요.
오른쪽 다리도 문제인데요. 비골신경염이에요. 비골신경 2개가 끊어져 오른쪽 발가락 4개를 못 움직여요. 오랫동안 휠체어 생활을 한 게 원인이래요. 2012년 재활의학과에서 진단받았어요. 하지기능장애라고도 해요. 지체장애5급 수준인데 아직 장애등급 판정을 못 받고 있어요.
정신건강분야는 아까 말씀드린 대로 증증우울증, 중증불안장애, 중증트라우마를 올해 6월 진단 받았어요. 피부질환으로 인한 탈모도 생겼어요. 이것도 올해 피부과에서 진단받았어요. 부모님과 조부모님 모두 탈모가 아닙니다. 2011년 이후 발생한 문제죠.
2011년 이전에 약하게 있었던 비염도 지금은 훨씬 더디게 낫거나 아주 오래갑니다. 중이염은 없던 증상인데, 2011년 이후에는 아주 반복적으로 발생합니다. 그리고 구내염. 이비인후과에서 이프타성구내염으로 진단받았어요. 올해부터 심하게 반복되고 있어요."
가만히 듣고 있던 아내가 한숨을 내쉬며 "성한 데가 한 군데도 없는 사람이에요"라고 말한다.
- 지난 4월 환경보건위원회에서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폐질환을 인정받은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폐 질환 관련 검진과 치료를 위한 의료비를 지원하고 있잖아요. 의료비 지원받는 데 어려움은 없나요?"의료비 진료내역서라고 찍힌 거는 모두 가능해요."
- 그럼 그렇지 않은 항목도 있나요?"그럼요. 먼저 간병비는 안 돼요. 하루 7만 원씩인데 2011년 수술 직후 3개월간 매주 간병비가 들어갔어요. 간병비로만 750만 원 정도 들어간 것 같아요. 둘째 교통비예요. 남양주에서 삼성서울병원까지 3년간 100번도 넘게 다녔네요. 한 번에 평균 6만5천원 정도 내니까 이것도 650만 원 정도 들었어요. 119는 한 번 불러서 이용했는데, '119는 인공호흡기를 사용할 정도로 위급한 사람이 타는 것"일 뿐더러, 지역(경기도→서울)을 벗어나는 거라 안 된대요.
셋째 호흡기 보조기기로 이동식 인공호흡기를 사용했는데 대여비가 월 70만 원씩 나와요. 한 달 반 정도를 사용했는데 100만 원 정도가 들어갔어요. 이거는 의사가 권유한 거라서 사용했는데 처방전이 없고 일반 영수증으로만 나와 의료비 지원 항목에 해당이 안 된다고 해요.
넷째 발가락 장애에 필요한 보조기구 구입에 4만 원이 들었는데 이것도 일반영수증이에요. 그리고 아이치료비인데, 언어치료, 놀이치료로 매달 8만5천 원씩 2년간 204만 원이 들어갔어요. 아빠가 쓰러진 이후에 발생한 증상이라서 관련성이 있다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통신비가 커요. 장기간 병원 입원을 반복하면서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다보니 통신비가 많이 나갑니다. 우리 부부 것만 2011년보다 200만 원 정도는 더 나온 것 같아요."
김씨가 열거한 항목을 더해보니, 약 2천만 원에 달하는 금액이 나온다. 조심스럽게 김씨의 아내에게 물었다.
- 애 아빠 간호 문제로 부부 사이가 안 좋아졌다는 이야길 듣고 걱정 많이 했어요. 지금은 좀 어떠세요?"작년에 아주 힘들었어요. 노력한다고 했지만 도무지 감당하기 힘들었어요. 직장 다녀야지, 수시로 입원하는 남편 돌봐야지, 애는 말을 잘 못하지. 시어머니가 집에 오셔서 봐주시지만 쉽지 않고…. 이혼 말까지 나왔었죠."
- 그래도 잘 넘기셨네요. 두 분이 지금은 아주 좋아보여요. 피해자모임 사람들이 많이 걱정했었거든요. 아내 : "저는 이름까지 바꿨어요. 종교도 바꿨구요. 주변에서 권하더라구요.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고 있습니다. 남편이 병원에 입원해 저런 상태이지만 더 나빠지지만 않았으면 좋겠어요. 정상적으로 회복되는 건 바라지도 않아요. 그냥 이 상태로라도 살아만 있으면 좋겠어요."
김씨 : "저도 최근 아내와 같이 천주교 세례를 받았답니다. 제 세례명은 콘스탄티노인데 황제의 기운을 받으라는 뜻에서 그렇게 지었구요. 아내 세례명은 가브리엘라인데 천사가 되어 남편을 지켜주라는 의미예요. 하지만 저는 월 1회 환자들이 받는 봉성체도 못 받아요. 신부님이나 수녀님이 집으로 찾아오셔서 주는 건데 급작스럽게 병원 입원을 자주 하니까 그것도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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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때문에...온몸이 이렇게 망가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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