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6년 3월 26일 당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북한 인권문제를 다룬 뮤지컬 '요덕 스토리'를 관람하기 위해 26일 오후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을 방문, 탈북자 출신인 정성산(우측 두번째) 감독의 안내를 받고 극장안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여당 국회의원에게도 반말을 섞어가며 '실패작' 운운하는 정씨 같은 인사를 문화계 외부 전문가로 위촉한 책임은 누가 져야 할까. 북한 출신의 정씨는 1995년 남한에 정착한 이후 북한 관련 영화에 자문이나 각색자로 이름을 올렸고, 이후 뮤지컬 <요덕 스토리>, 영화 <량강도 아이들>을 연출하기도 했다. 현재는 NK문화재단 이사장 직함으로 주로 종편에서 북한 관련 토론자로 출연하기도 한다.
이런 정씨를 기획위원으로 임명한 새누리당 기획위원회는 민생·정치 현안 논의 및 당 대응전략 수립, 20대 총선 및 19대 대선 중장기계획 수립 등 당내 브레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위원회는 위원장인 김종태 새누리당 의원을 비롯해 12명의 내·외부 위원으로 구성됐다.
외부 인사로는 정씨를 비롯해 가상준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김준봉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장, 신박제 세계상공회의소연맹 부회장, 이수희 법무법인 한별 변호사, 이은경 법무법인 산지 변호사가 이름을 올렸다. 이들 모두가 부디 정씨의 '좌좀'(좌익빨갱이좀비) 척결 정신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기를.
기획위원 임명식에서 김종태 위원장은 "당 지도부가 꼭 들어야 하는 민심이 무엇인지, 2040 세대를 품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여기서 눈길을 끄는 것은 '2040', 즉 세대를 언급한 부분이다. 청·장년 표 확보야 여야 가릴 것 없는 당면 과제지만, 새누리당에서 정씨의 활약(?)을 기대하는 것은 문화가 아닌 청년 분야가 아닐까.
"9월 6일 광화문 대첩 때 제 돈 거의 200만원 이상 기부했습니다. 아깝지가 않았습니다. 와~ 이런 모습이 대한민국의 속살이었거든요. 또 돈 벌어 볼랍니다."그가 9월 초 적은 글의 일부다. "광화문 대첩"은 지난 추석 연휴 벌인 이른바 일베의 '폭식투쟁'을 뜻한다. 지난 6일 정씨는 광화문 동아일보사 앞에서 치킨을 뜯고 맥주를 마시던 일베 회원들을 독려하며 "우리가 원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자"면서 뮤지컬 <평양마리아>의 티켓을 뿌리기도 했다. 더불어 200만 원을 쾌척했다니, 폭식투쟁의 또 다른 후원자가 바로 정씨였던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