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새길 구상도"뉴타운이 없었다면 생기지 않을 길이니까요"
서울시
재민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신치가 말했듯 '정치인을 잘 뽑아서 공공임대주택을 늘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할 수 있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OECD 평균 전체 주택 대비 공공임대주택 비율은 11.5%라고 한다. 그 중에서도 네덜란드는 32%, 오스트리아 23%, 덴마크와 스웨덴은 18%이다. 한국은 5%이다. 공공임대주택 늘리기는 당연 명제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재민은 '어떤' 공공임대주택인지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다.
"몸은 편한데 마음은 좀 불편해요. 여긴 뉴타운이잖아요. 원래 있던 마을을 밀고 산도 밀고 아파트를 세운 거니까. 뭔가를 파괴하고 여기 살고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여기 사는 것만으로도 죄스러운 기분이 들기도 해요. 은평새길이라고 도로를 만든다고 하더라고요. 여기랑 고양쪽 뉴타운 사는 사람들이 서울로 출퇴근하기 불편하니까 은평에서 종로까지 북한산을 뚫어서 터널을 만든대요. 지하화를 한다 어쩐다 말도 많았는데, 어떤 사람들은 아파트단지에 찬성이라고 현수막도 붙였어요. 집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개발 같은 건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분위긴 거예요. 이게 유일한 자산이라서 그런 건지. 근데 산을 뚫는 건 사실 엄청 큰일이잖아요. 지금도 구기터널이 뚫려 있기는 하지만. 은평새길 건설 같은 건 여기에 뉴타운이 없었다면 일어나지 않을 일이니까."지난 9월 4일 서울시는 '시정 4개년 계획'에서 앞으로 지향할 주거복지정책의 방향을 발표했다. 다행히 서울시는 앞으로 '재개발이 아닌 도시재생'을 표방하며 건설형·매입형 임대주택의 비율은 축소하고, 노후한 공공시설을 활용하거나 도시재생 사업, 리모델링 지원사업 등과 연계해 다양한 유형의 임대주택을 개발하겠다고 하니 기대를 걸어본다.
재민이 꼽았던 국민임대주택의 장점은 사실 '비혼여성 세입자 릴레이 인터뷰'의 모든 인터뷰이들의 바람을 다 담고 있다. 집이 멀쩡하기를, 주거비가 내 소득으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기를, 집주인이 상식적인 예의를 갖춰주기를, 수리 책임을 세입자에게 떠넘기지 않기를.
그래서 이런 생각을 해본다. 공공임대주택이 늘어나는 것도 중요하고, 공공임대주택을 만드는 과정을 성찰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공공임대주택에 살아야만 그 장점들을 누릴 수 있다면, 나머지 세입자들은? 공공임대주택에 살지 않아도 누구나 이런 조건을 누릴 수 있어야, 세입자들은 비로소 '주거복지가 있다'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세입자 주거권'을 중심으로 주택임대차 관련 제도 전반의 재정비가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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