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크시티의 중심가인 세인트 패트릭 거리는 보행자 중심의 도로로만 설계되어 있어 도심을 걸어다니기 편리하다.
김현지
아일랜드의 제 2의 도시답게 코크에는 인정 많은 술집과 레스토랑들이 도시 중심가에 즐비하다. 또한 세인트 패트릭 스트릿(St. Patrick's Street)을 중심으로 하는 도시 중심가 길은 보행자 중심으로 설계되어 걸어다니기 편하다.
그밖에 18세기부터 문을 연 실내 재래시장인 잉글리시 마켓(English Market), 고딕 양식의 세인트 핀 바 성당(St. Fin Barre's Cathedral), 세인트 앤 교회(St. Anne's Church), 블라니성(Blarney Castle), 버터박물관, 지역 흑맥주인 머피와 비미시(Murphy'sand Beamish stouts) 등 곳곳에 가볼 만한 관광지도 많다.
잉글리시 마켓-재래시장, 삶의 이야기가 주는 매력시골 출신인 나는 어렸을 적 엄마를 따라 재래시장에 가는 것을 좋아했다. 특별히 내 물건을 사러 가는 것도 아니었다. 시장 구석구석을 다니며 물건을 구경하거나 항상 그 자리에서 장사를 하는 상인들과 나누는 대화를 통해 새로운 세상을 경험했다. 남에게 싫은 소리를 못하는 엄마가 재래시장에서 만큼은 약간의 흥정을 시도하는 모습도 나에겐 신기한 풍경 중 하나였다.
재래시장의 마지막 코스는 언제나 시장의 떡볶이 골목에서 끝이 났다. 유난히 시장 안의 떡볶이를 좋아했던 나는 엄마를 따라 그곳에 갈 때면 항상 목적을 달성하곤 했다. 그때는 그저 엄마를 따라 시장을 구경하는 것이 즐겁고 떡볶이를 먹는 것이 즐거웠다고 생각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삶을 위해 치열하게 움직이는 사람과의 만났기 때문에 그곳이 더 그립고 기억에 남았던 것 같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오고 가는 정이 있는 재래시장에 대한 추억은 아일랜드에서도 계속되었다. 처음 코크를 여행했을 때 가장 가보고 싶었던 곳도 코크의 대표적인 재래시장인 잉글리시 마켓이었다. 이곳은 19세기 후반 아일랜드가 영국의 지배 하에 있을 때 개신교 단체에 의해 설립됐다.
20세기 초반 아일랜드 정부는 시장을 대폭 리모델링하고 아일랜드를 대표하는 시장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잉글리시 마켓'이 아닌 '아이리시 마켓'으로 이름을 변경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미 다른 시장에서 '아이리시 마켓'을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잉글리시 마켓의 이름을 변경할 수 없었다. 그때부터 이곳의 이름은 '잉글리시 마켓'으로 자리매김하여 오늘날까지 코크의 대표 재래시장이 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