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브 헤리티지 센터(Cobh Heritage Centre)를 나오면 처음으로 미국으로 이민을 간 앤 무어(Annie Moore)와 그녀의 형제들의 동상을 볼 수 있다.
김현지
1948년에서 1950년 사이에 6만 명이 이민을 떠났고, 그 절반이 이곳 코브를 통해 대서양을 건너 미국으로 향했다. 우리에게 영화로 잘 알려진 타이타닉 호는 실제 1912년 영국의 리버풀(Liverpool)을 출발해 뉴욕으로 가는 길이었고, 이곳 코브가 마지막 항구였다고 한다.
영화 <타이타닉>을 보면 아메리칸 드림을 가슴에 품은 가난한 화가 지망생 잭(레오나르도 디 카프리오)이 뱃삯이 없어 안타까워하다가 술집에서 기적적으로 판돈을 끌어 모아 3등칸으로 펄쩍 뛰어오르는 장면이 나온다. 그 때 잭은 갑판에 올라 "내가 세상의 왕이다!(I am the king of the world!)"라고 외친다.
영화 속 잭처럼 당시 수많은 아이리시 청년들은 타이타닉 호가 그들에게 새로운 인생을 열어줄 것이라고 믿었을 것이다. 그들의 희망은 돌이킬 수 없는 슬픔으로 바뀌었고 그렇게 소박하고 평온한 항구 마을은 과거의 아픔을 간직한 채 오늘을 꿋꿋하게 살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