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문화의 첨단지역 798원자탄 주요 부품 공장이던 베이징 외곽지역을 개조해 문화공간으로 만든 798. 사회주의는 필연적으로 문학의 위축을 가져왔지만 중국인들의 작가적 상상력은 여전히 강하다
조창완
당대 소설 속에서 만나는 또 다른 재미는 역사다. 1911년 신해혁명으로 청나라가 넘어간 후 군벌시대, 일본 침략, 공산화, 대약진운동, 문화대혁명, 개혁개방시대, 천민자본주의의 태동 등 복잡다난한 시대가 지속된다.
당대 작가의 소설 속에는 이런 시대의 경험들이 너무 자연스럽게 녹아있다. 이런 경험은 이미 영화를 통해서도 만난 이들이 있겠지만 더 내밀한 이야기는 영화보다는 소설을 통해 더 깊게 느낄 수 있다. 또 다른 소설의 매력은 중국 각 지역 사람들의 성격과 문화를 다양하게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위화는 고향인 저지앙 사람들의 정서를 가장 잘 느낄 수 있고, 차오원쉔에게는 지앙쑤를, 모옌의 소설에서는 산둥 사람들의 정서를 쉽게 알 수 있다. 중국의 호남으로 불리는 허난사람들의 정서는 류전윈이나 옌롄커의 소설에 잘 드러나 있고, 판샤오칭에게서는 베이징 사람들의 정서가 있다. 소개되지 않았지만 지아핑야오의 소설에 있는 샨시처럼 천양천색의 정서가 소설마다 잘 남아있다.
다른 또 하나는 당대 역사의 곡절 속에서 미국이나 영국, 프랑스 등으로 흩어진 중국인들의 국제 감각도 쉽게 느낄 수 있다. 프랑스로 건너간 다이시지에, 영국으로 유학한 장리지아, 천안문 사건 이후 미국으로 건너간 다이앤 웨이량 등의 문학적 정서에는 중국인들의 국제감각이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다.
이렇듯 당대 중국 소설 읽기는 독자들에게 문학적 느낌과 더불어 중국을 잘 느낄 수 있는 제대로 된 수단이다. 삼국지나 논어 등 중국 고전도 중국 인들과 커뮤니케이션의 좋은 수단이지만 당대 중국 작가들을 잘 안다면 이것은 또 다른 차원의 중국인들을 느낄 수 있는 감동을 줄 것이다.
이번에 소개하는 소설들은 당대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소설이면서 그 가운데 꼭 읽었으면 하는 소설이다. 특히 중국인의 깊은 내면을 이해하고, 그들과 더 깊게 소통하고 싶다면 꼭 이 소설들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