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인 기사가 삼거리 식당 부지에 컨테이너로 만든 집을 내려놓고 있다.
강정마을회
2012년 봄, 구럼비 바위가 폭파되었을 때, 구럼비를 닮은 많은 사람들이 구럼비를 지키기 위해 강정에 왔습니다. 강정에 희망보다 절망이 앞설 때, 한 사람 한 사람이 저마다 희망을 자처하며 제주도를 한 바퀴 행진했던 지난날들을 기억합니다.
강정은 사라져 가는 것 앞에 참 무력하지만, 사라져간 것들이 새로운 모습의 새 생명이 되어 평화를 만들어 나가는 기적들은 이제 강정에서는 일상입니다. 그 일상을 받아들이며 살아가기까지 참 오랜 시간과 고통이 따랐지만, 이제는 "평화는 그렇구나..."라며 넌지시 웃어 넘깁니다.
매일 정오가 되면 공사장 정문에서 사람들이 손에 손을 잡고 인간 띠를 잇습니다. 1.2km 띠를 이뤘던 구럼비는 사라져가고 있지만, 구럼비를 닮은 사람들이 구럼비만큼이나 긴 인간 띠를 만드는 꿈을 꿉니다. 비록 30년 동안 농사지은 땅은 잃었지만, 마음으로 위로 받고 의지할 이웃들이 곁에 있습니다. 그렇게 강정에서의 평화는 조금씩 우리 일상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평화를 제안합니다몸을 던져 공사를 막아냈던 강정 지킴이들과 주민들이 이제는 온몸으로 벌금폭탄을 맞으려 하고 있습니다. 부당한 재판과 처벌에 불복종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감옥에서 노역을 하는 사람들이 생기고 있고, 현재 세 명의 강정 지킴이들이 제주교도소에서 노역 수감 중입니다.
몸을 던져 공사를 막아내는 것이 아무나 하기 어려운 행동임에도, 남녀노소 구분 없이 자발적으로 행동했습니다. 이어 부당한 벌금을 내지 않기 위해, 감옥에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사람이 감옥에 가는 용기를 내기도 합니다. 강정에서는 누구든지 범죄자가 된다고 말하지만, 이제는 누구든지 벌금을 내지 않고 노역을 행하며 정의를 위해 싸우는 곳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이런 일이 강정에서는 점점 일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여름, 여러분들에게 강정의 일상을 선물하려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오랜 시간 동안 이어와 누구나 할 수 있는 평화행동이 되고 있는 '2014 강정생명평화대행진'에 여러분들을 초대하고 싶습니다.
오는 29일부터 제주시를 거점으로 출발해 제주의 아픈 역사가 깃든 현장을 답사하며 강정으로 돌아오는 3박 4일의 역사기행이 시작됩니다. 강정에 돌아와서는 1박 2일 동안 강정천의 시원함을 느끼며 마을탐방, 인간띠잇기, 장승세우기, 이어도로 시장 등 다채로운 행사에 참여하게 됩니다.
강정이 여러분들에게 일상이 되어 가듯, 평화도 많은 이들에게 일상이 될 수 있도록 누구나 할 수 있는 평화를 만들어 나가는 것은 강정의 몫입니다. 여러분, 올해에도 정말 전국과 제주도 그리고 강정마을에서 열심히 준비한 '누구나 할 수 있는 평화, 2014 생명평화대행진'에 함께 하지 않으실래요?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3
참여연대는 정부, 특정 정치세력, 기업에 정치적 재정적으로 종속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활동합니다. 2004년부터 유엔경제사회이사회(ECOSOC) 특별협의지위를 부여받아 유엔의 공식적인 시민사회 파트너로 활동하는 비영리민간단체입니다.
공유하기
어떻게 감옥 갈 생각 했냐고요? 여기선 가능해요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