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석처럼 단단한 소나무를 이르는 강송(剛松)은 금강송, 황장목 등으로 불리며 강원도와 경북 울진 등지에서 살고 있다.
김종성
소나무 가운데 암석처럼 단단한 나무를 따로 강송(굳셀 剛, 소나무 松)이라 부르는데 강원도의 소나무, 그 중에서도 강릉, 울진을 위시한 영동지역의 소나무를 지칭한다. 나이테가 조밀하고 심재(心材 : 나무의 제일 깊고 딱딱한 속살)에 송진이 가득 차 쉽게 썩지 않으며 잘 갈라지지도 않는다. 금강석처럼 단단하다하여 요즘은 주로 이들 나무를 금강송이라 부른다. 예로부터 임금의 관이나 궁궐 사찰의 대들보 기둥 등으로 사용하였으며 얼마 전 불타버린 숭례문(崇禮門)의 복원공사도 바로 이 금강소나무가 쓰였다.
문제의 사진가가 무단으로 국유림에 들어가 나무들을 베어버린 이유는 대왕송이라 불리는 금강송 나무를 카메라로 찍는 데 방해가 돼서다. (산림보호구역인 국유림에서는 벌목뿐 아니라 무단출입 자체가 불법으로 미리 허가를 받고 담당자와 동행 방문해야 한다)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74조 제1항 제5호는 정당한 사유없이 산림 안에서 입목을 손상하게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산림보호법에서도 '입목의 벌채'에 대하여 같은 법정형을 정한 형벌규정이 존재한다.
그는 이처럼 무단 벌목을 한 뒤 찍은 '대왕(금강)송' 사진을 2012년 프랑스 파리, 2014년 서울 예술의전당, 대구문화예술회관 등에서 전시했다. 이 대왕송 사진은 한 장에 400만~500만 원에 거래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난 3월 이 소나무 사진들을 담은 책자까지 펴냈다.
노거수(老巨樹) 소나무가 좋아 고송(古松)이라는 호까지 있는 사진가는 놀랍게도 칠순의 나이. 사회 속에서 사람들과 부대끼며 사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하고 싶은 것과 되고 싶은 것이 있다. 후자인 '되고 싶은 것'에 너무 천착하면 다시 말해, 성공을 향한 탐욕에 빠져 버리면 오랜 세월 고행한 고송 같은 예술가도 한낱 노욕(老慾)에 눈먼 늙은이가 되고 만다. 작가가 한국방송에 출현한
동영상에서 보이는, 그가 찍은 멋진 풍경의 산과 멋들어진 자태의 나무들 사진이 착잡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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