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하이의 랜드마크 문웨이하이 사람들은 빠른 발전 속도로 인해 과거 상위 행정구역인 옌타이를 경계하는 마음이 강하다
조창완
가장 이웃한 도시면서 왜 사이가 나쁠까. 여기에는 웨이하이의 도시 성장과정이 배경에 있었다. 원래 웨이하이는 행정적으로 옌타이시의 한 구와 같은 위치로 관할 관청 소재지도 지금의 웨이하이가 아닌 지역을 떠돌았다. 그러던 중 1983년 옌타이가 성급 직할시가 되면서 웨이하이도 현급 직할시로 분리되었고, 1987년에는 롱청, 원덩, 유산 지역을 거느린 지방급 직할시가 됐다. 이후 웨이하이는 한국과 가장 먼저 정기여객선을 개통하는 등 발전을 거듭해 지금은 소득수준에서 옌타이를 웃도는 자랑스러운 도시가 됐다. 따라서 옌타이 밑에서 있을 때의 서러움이 아직도 존재해 옌타이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감이 남은 것이다.
이런 정서는 옌타이와 웨이하이 만의 감정이 아니다. 사실 옌타이 친구들을 만나면서는 옌타이 시 사람들 안에서도 롱코우나 자오위앤 등 외곽 부속지역 뿐만 아니라 시 중심부에 있는 즈푸취(芝罘区),푸산취(福山区), 라이산취(莱山区) 사람들 간에도 적지 않은 편차가 존재하다는 것을 알았다. 이런 편차는 음식은 물론이고 방언 등에서 각기 다양하게 드러난다.
때문에 중국 사람들도 각 지역을 생각하는 다양한 선입견과 편견이 존재한다. "베이징 사람들은 돈도 잘 벌지 못하면서 매일 정치 이야기만 하는 허풍쟁이들이다", "상하이 사람들은 문화수준은 없고, 매일 돈 벌 궁리만 하는 수전노들이다", "베이징과 톈진 거지는 대부분 허난 사람들이다" 등 다양한 지역에 대한 선입견이 있다.
이런 특성은 정치나 경제, 문화 등 사회 전반에서 나타난다. 더욱이 중국이 거대해지면서 중국의 4대 직할시나 성, 자치구는 이미 하나하나가 나라와 같은 규모다. 나 역시 이런 차이를 어떻게 해석해서 생활에서 적용할지 곤혹스러운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우리나라 역시 같은 지방 안에서도 각 지역간 방언이 명확하고, 특색음식이 다르듯 중국도 마찬가지다. 한국의 100배에 달하는 거대한 면적과 30배에 달하는 인구로 바꾸어 생각하면 그 차이는 너무나 명확하다. 또 56개의 민족이 있고, 인종적으로 봐도 전혀 다른 민족이라 할 수 있는 신장 웨이얼족이나 시장의 장족이 있다.
지역의 특성을 결정하는 기후 요소를 보더라도 최남단인 하이난다오의 겨울 평균 기온은 영상 20도를 오가는데, 북단 지아무스쪽은 같은 시기 기온이 영하 35도를 오간다. 극한의 겨울과 여름이 동시에 공존하는 곳인데 이 두 지역의 차이는 얼마나 크겠는가.
중국 중원에 자리한 베이징을 기점으로 봤을 때 베이징인과 산동, 상하이는 직선거리로 보면 각각 600킬로미터쯤 떨어져 있다. 이들의 언어로 봤을 때 의사소통률은 베이징과 산둥이 50% 남짓이고, 베이징과 상하이는 20%도 되지 않는다. 이 정도면 거의 일반적인 의사소통은 불가능하다. 지금도 출장차 상하이를 자주 찾는데, 상하이 지방 방송에서는 상하이어로 하는 만담이 자주 들린다. 기사가 재미있게 웃고 있을 때 나는 이 말을 전혀 알아들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