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이익을 말하냐고 물었던 맹자의 사당맹자는 이익 보다는 의를 중시했던 유가의 대표적 인물이다. 하지만 법가, 불가 등이 공존하면서 이익은 무시할 수 없는 가치가 됐다
조창완
낯선 이 말은 이후에도 계속해서 내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우선 맹자가 양혜왕 앞에서 했다는 '왕께서는 하필이면 이익을 말하십니까. 또한 인의가 있을 뿐입니다'(王何必曰利 亦有仁義而已矣)라는 말이 생각났다. 지극히 유가적인 말로 당대 중국인들의 생각과는 거리가 있다고 생각한 개념이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하면 아주 정확한 중국적 사고이기도 하다.
이 만남을 시작으로 빈해신구와 교류를 진행하면서 필자가 느낀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중국인 파트너에게 친구가 되어가고 있다는 확신을 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달은 것이다.
나중에 빈해신구를 방문해 최고 책임자들을 만날 때도 그들의 정중하고도 절도있는 행사 모습에서 중국 지도자들의 능력을 실감했다. 또 능력에 따라 젊은 지도자들이 적절한 위치를 부여받고, 그 자리에 맞게 행동하는 것은 아주 인상적이었다. 중국이 빠른 시간에 세계 양대 헤게모니로 성장한 비결에는 아마도 저런 관료들의 태도와 변화가 있지 않았을까 싶었다.
자리를 파하면서 우리 측 참석자들은 그 젊은 책임자가 말했던 '먼저 친구가 되자'는 말을 실감했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없으면 도대체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서로의 문화에 대한 이해와 포용력이 없다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럼 중국인들과의 인연을 어떻게 만들어 가야 할까. 앞서 말한 앞선 중국에 인지도가 높은 지도자들은 최근 몇 년 우리나라의 중국 관계는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문제가 많다고 지적한다.
우선 큰 문제가 발생했을 때 흉금을 터놓고 의논할 수 있는 최고위층 지도자간의 교류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그렇다고 지금 그들과 새로운 관계를 여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멀리 갔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비관할 일은 아니다.
1992년 한중국교수교 이후 한중간에는 상하고저에 상관없이 많은 교류가 있어서 정작 필요한 일이 있을 때는 그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인물들도 있다. 물론 그들을 파악하고, 관리하는 것이 지금으로써는 더 중요하다.
아울러 중국 미래 지도자들과의 관계를 새롭게 만들어가는 것도 중요하다. 중국은 엘리트로 발탁하는 과정도 명확하고, 그들이 성장하는 과정도 명확하다. 장쩌민 주석시대까지는 우연도 있었지만, 후진타오나 시진핑은 명확한 그 성장 과정을 통해 지도자가 됐다.
이런 흐름은 앞으로라고 다르지 않다. 차기 최고지도자인 상무위원에 진입하는 사람들은 205명가량인 중앙위원회 위원 중에 있다. 또 다음 중앙위원에 진입하는 인물들 역시 성이나 직할시급 및 주요 경제 특구 지도자 가운데서 발탁된다.
따라서 미래 한중관계를 더 돈독하게 하기 위해서는 이들과 교류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이들을 한국에 초청하는 것도 좋지만, 현지를 방문하는 기회들을 늘려 더 깊은 인상을 심어주는 것도 좋은 사교의 방법이다.
중국과 교류하면서 가장 곤혹스러운 것은 다양한 의전 문화